추석에 무엇을 할 계획인가요?

day-23

by Luc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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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경주 최고의 부자였던 최 씨 고택 근처에 다녀왔다. 최 씨 부자는 조선시대 내내 만석의 쌀을 거두는 부잣집이자 일제 시대에 독립운동을 한 집안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영남대학교를 세운 집안이기도 한데, 이 학교를 세우면서 부자의 수명을 다했다. 왜 지금은 더 이상 부자가 아닌지 궁금해서 찾아봤다가 그 재산은 놀랍게도 박근혜 씨의 소유로 되어 있다는 내용을 보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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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기는 전재산을 내어 만든 학교에 더 많은 투자를 해야 할 상황에 처했을 때, 이병철 회장에게 학교를 맡긴 데서부터 시작한다. 삼성 회장인 이병철 씨가 더 잘 운영해줄 것이라 생각해 재단을 모두 맡겼는데, 삼성의 사카린 밀수 사건으로 학교 재단이 박정희에게 넘어가게 된 것이다. 그 이후 최 씨 집안의 선산을 팔아치운 사람이 최순실 씨의 이복형제라는 내용을 읽을 때쯤엔 나도 모르게 탄식이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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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는 달 월자가 들어가 있는 명칭이 많다. 신라왕이 살았던 궁이 월성, 삼국통일 기념으로 만든 연못의 이름은 월지다. 대보름으로 차올라가는 통통한 달을 올려다보면서, 천 년 전 신라 때도 사람들이 저 달을 보있을까 생각했다. 오백 년 전 만석꾼이었을 어느 최 씨도 같은 달을 보았겠지. 그들이 삶이 어땠을까 상상해 보았다. 학교를 만들어 후대를 제대로 가르치는데 전 재산을 쏟아부은 어느 부자의 이야기는 마음 아프게 다가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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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이번 추석에도 몰랐던 새로운 이야기 하나를 건져 올렸다. 경주에 주변과 조화롭게 살아가는 오백 년 부자가 있었답니다, 라는 과거와 그 부자가 학교를 세웠는데 전 대통령에게 재산이 다 넘어가 지금은 부자가 아니게 되었답니다, 라는 최근 이야기. 그리고 그 학교가 영남대학교이고 지금도 적자에 시달라고 있다는 이야기까지. 과거와 현재의 이야기를 잇는 일은 추석에 하기 참 좋은 일이 아닐까 싶다. 추석이 역사와 전통이 있는 명절이니까. 이번 추석에는 새롭게 알게 된 이야기들을 나누는 시간을 보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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