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습관들 가운데 좋아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day-38

by Lucie

1

생각을 글로 정리하는 것. 생각은 두서없지만 글은 순서가 있다. 생각은 반복되지만 글은 진도가 나간다. 언젠가 회사가 정말 다니기 싫을 때, 싫은 점에 대해서 실컷 써내려 갔는데, 한 번 쓰고 나니까 같은 내용을 두 번은 안 쓰게 되더라. 똑같은 내용인데 좋아하지도 않는 걸 시간 들여 두 번 쓰고 싶지 않았다. 그때 깨달았다. 뭔가 비난하거나 탓하고 싶으면 생각으로 하지 말고 글로 써야지. 그럼 한 번만 생각하고 지나갈 수 있다.


2

재택근무를 하면서 탄산수를 마시는 습관이 생겼다. 집에만 있으니 생활리듬이 깨지기 시작했다. 잠이 잘 오지 않고 살도 찌고, 불안도 쉽게 찾아왔다. 그래서 하나라도 건강한 습관을 가져보자 해서 술을 줄였다. 맥주를 좋아하는데 맥주를 탄산수로 바꿨다. 여러 가지 종류의 탄산수를 사두고 저녁에 따서 마시는데 제법 좋다. 맥주를 안 먹는 습관을 들이니 굳이 혼자서 사다 마시지 않게 되었다. 대신 어쩌다 술자리가 생기면 마시는데 오래간만에 마시면 더 꿀맛이다. 새로운 습관이 마음에 든다.


3

손톱깎이로 손톱을 깎는 것. 나는 어릴 때부터 이십 대 초반까지 손톱을 물어뜯는 버릇이 있었다. 초등학교 때는 매주 아빠에게 손을 검사받고 손톱이 뜯어져 있으면 손등을 맞았다. 그렇게 맞아도 고쳐지지 않았던 것이 네일 샵을 드나들면서 고쳐지게 되었다. 샵에서 예쁘게 바른 손톱을 망가뜨리고 싶지 않았다. 학교 다닐 때는 공부하거나 수업을 들을 때 손톱을 뜯을 수 있었지만 회사에서는 손이 계속 키보드 위에 있어서 그럴 시간도 별로 없었다. 그렇게 이십 년 넘은 나쁜 습관을 고쳐서 지금은 손톱깎이로 손톱을 자르게 되었다. 손톱이 반밖에 없는 못생긴 손끝이 보이지 않게 늘 손을 꼭 쥐는 습관이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습관도 사라졌다. 고치기 어려운 습관을 고쳐 새 습관을 만들어서 기쁘다.


4

남편에게 존댓말을 쓰는 습관. 나에게 가장 소중한 사람에게 소중한 대우를 해줄 수 있어서 좋다. 반말로도 얼마든지 할 수 있겠지만 나는 말이 늘 앞서는 편이라 부주의할 때가 많은데, 존댓말을 하다 보니 전반적으로 말이 엇나갈 일이 별로 없다. 장난으로도 심한 말을 하지 않고, 비뚤지 않게 반듯한 마음의 표현을 할 수 있다. 마음을 있는 그대로 표현할 수 있어서 남편과의 이야기 시간은 늘 힐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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