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미국 대선에서 승리한다면?

day-58

by Luc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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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 승리 기념으로 수백조의 기부금이 걷혀 마음대로 쓸 수 있다면 무얼 할 수 있을까? 제일 먼저 생각난 것은 권력집단의 검은돈이었다. 어제 MB가 구치소로 들어갔다. 뉴스에서는 그가 추징금을 내기 위해서 어떤 방식으로 자금 융통을 할 수 있을지를 보도해주고 있었다. 그걸 보면서 케이맨 아일랜드 같은 곳에 감춘 돈이 많이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애당초 돈을 숨겨주거나 세탁해주는 방법이 있기 때문에 이런 권력형 비리들이 가능한 게 아닐까. 전 세계 자금에 전부 이름을 붙여 실명제를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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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에 대해 잘 모르기 때문에 이런 어처구니없는 생각을 하는 것일 수 있다. 그런데 혹 이게 이론적으로 가능한 일일지라도, 진짜 이런 일을 하려고 하면 대통령 생명이 아니라 진짜 생명을 걸어야 하지 않을까? 기밀 자금을 만들어야 하거나 돈세탁을 해야 하는 집단은 전 세계에 많다. 내 계획이 성공 조짐을 보인다면 성공 전에 그들이 나를 죽일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생각하니 미국 대통령이라도 할 수 있는 것이 많지 않은 것 같다. 세상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사람이 되어도, 수백조의 돈이 있어도, 할 수 있는 일이 이렇게 제한적이라니 새삼 놀랍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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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바라는 걸 하나 더 적어본다면 학제를 유럽식으로 개편하고 싶다. 정확히는 학생들이 교육을 국가와 사회의 조력을 통해서 받고, 이 경험을 기반으로 지식을 지역사회에 환원해야 한다는 의식을 갖도록 만들고 싶다. 공부를 하는 것이 더 많은 돈을 벌고, 사회에 나를 내세우기 위한 것으로 여겨져 아쉬울 때가 많다. 더 많이 배운 사람들이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힘쓴다면 미래는 더 나은 방향으로 갈 거라고 생각한다. 좋은 멘탈 모델을 만들기 위해 학생들이 저렴한 가격이 질 좋은 교육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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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 역시 미국의 아이비리그 교육 시장에 정면으로 반하는 계획이다. 심지어 지금은 유럽보다 미국이 교육 장사가 더 잘되는데, 무슨 때아닌 유럽식 학제냐고 바로 한소리 들을 것 같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원래 어려운 일이라면 가장 센 수를 두어 나가는 것이 돌파 방법이라고 믿어 본다. 한국형 뉴딜에 대해서 경북대 이정우 교수가 설명하는 강연을 본 적이 있는데, 거기에도 그런 이야기가 잠깐 나온다. 부의 불평등이 경제성장을 더디게 만드는 현상을 지적하며 대안을 여러 가지 제시하는데, 실은 한 가지도 성공하기 어렵다고 했다. 그렇기 때문에 이 모든 것을 다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한꺼번에 이야기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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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될 것 같을수록 더 대범하게 해나가야 한다. 사람들이 나의 미친 발언에 놀라 까무러칠 정도로 만들어야 그 중간이라도 가지 않을 것인가! 이 말을 하고 나니까 일상생활에서는 대범한 결정 하나도 못하면서, 상상 속에서 엄청 대범한 척하고 있어서 약간 웃음이 나온다. 현실에서 못하니까 상상에서라도 자아실현하고자 하는 걸까. 상상 속에서라도 대범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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