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우리 사회의 룰을 만들 권한이 주어진다면?

day-61

by Luc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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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성에 집중하고 싶다. 아마도 조선 반도는 뭉치는 것이 중요했던 것 같다. 거대한 대륙에 달린 작은 돌기 같은 지형은 대륙에도, 섬에도 속하고 싶지 않은 집단을 만들어 냈다. 독특한 색의 집단이 아니었다면 여기는 이미 일본의 일부이거나 중국의 일부였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우리끼리는 유사한 집단으로 발전해 온 것 같다. 단일한 머리색과 피부색, 지향하는 가치의 유사성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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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것들이 미묘한 감옥처럼 동작한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다. 나는 보이지 않는 피라미드의 어느 계층에서 계속 달리기를 하는 듯하다. 피라미드의 다음 단계로 올라가고자 하지만, 탑은 그렇게 녹록지 않다. 아주 소수의 인간이 아니라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시작한 단계를 벗어날 수 없을 것이다. 꼭 다음 단계로 오르지 않아도 괜찮을 수 있다. 그 계층 내에서 우위에 속한 사람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무슨 의미일까. 엄청 열심히 달리기를 하고 있었는데 알고 보니 양 옆의 사람들과 발목을 함께 동여맨, 이인삼각을 하고 있다는 걸 뒤늦게 안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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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와 달리 한국의 위상도 달라지고 서울도 국제적인 도시 반열에 올랐다. 이제는 다른 피부색의 한국인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게 되었다. 대학까지 함께 나온 친구들 중에서도 회사에 속해서 일하지 않는 새로운 삶의 방식을 선택하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런 나와 다름을 발견할 때 왜인지 마음속 깊은 곳에서 기쁘다. 그들의 삶을 진심으로 응원하게 된다. 나는 겁쟁이라도, 멋있는 건 알아볼 줄 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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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다양함들을 더 키워내고, 다양함 속에서 나와 같은 평범한 사람들도 자유를 찾을 수 있도록 해주고 싶다. 나는 학교에서 경쟁을 배웠다. 학교를 경쟁으로 만들지 않는 교육이 중요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렇다면 경쟁의 꼭짓점인 대학을 개편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요즘 대학은 취업의 도구가 되었으니, 취업문제를 해결해야 할까 싶기도 하다. 회사에 지원할 때 학력 기입을 못하게 막아버리면 괜찮을까. 취업을 못하더라도 기본소득제를 만들어 소득을 만들어주면 될 것 같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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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양한 형태의 가정을 인정해주고 싶다. 가정은 사회의 기초 단위다. 사회의 다양성을 보장하라면 가정 형태 역시 그래야 한다. 더 많은 가정이 생기면 해외로 입양 가는 아이들이 우리 사회의 가정에서 키워지게 될 것이다. 또 조심스레 동거를 시작한 연인들이 단단한 가족으로 발전하게 되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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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십 년만 지나도 자연스레 될 일 같기도 하다. 그 시간을 살아가면서, 나도 다양성을 만들어 갈 수 있는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다. 또 그런 일을 하는 사람이 있으면 돕고 지지하기도 하면서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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