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리어적으로 영감을 주는 사람이 있나요?

day-62

by Luc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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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운 상품 오픈으로 포풍 같은 나날을 보내고 있을 때 그 와중에도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고 있던 선배. 그 선배 그때 거의 잠을 못 자고 있는 것 같았다. 새빨개진 눈에 푸석한 얼굴을 하고서 일을 하던 선배가 아직도 생각난다. 그 사이드 프로젝트가 뭐였을까 너무 궁금했는데 이야기해주지 않아서 캐묻지는 않았다. 그 선배와는 다음번 회사도 같이 다녔었다. 지금은 창업을 했는데, 결국 마지막에는 자기 사업을 할 것만 같은 사람이긴 했다. 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면, 그런 상황에서도 사이드 프로젝트를 할 수 있다는 걸 알게 해 준 분이다.


2

잘하고 있던 전문직을 그만두고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직무에 도전한 사람. 대한민국에 지금까지 없었던 회사를 만들어보고 싶다는 꿈을 갖고 있는 분이었다. 그런 사람이랑 같이 일해서 참 좋았다. 문제를 해결하는 가장 좋은 방법을 궁리했고, 한 번도 해보지 않은 것들을 시도해 볼 수 있었다. 지금도 그분의 말을 자주 인용하곤 한다. 불가능한 것이 아니라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인 것이라고.


3

지금은 팀원으로 일하고 있는 협업 조직의 과거 리더들. 그 두 분은 상당히 큰 조직의 리더를 맡고 있었다. 하위에 팀이 여러 개 있는 조직의 리더였는데 두 분 모두 현재는 직책 없이 팀원으로 일하고 있다. 내가 이끌던 팀원들을 리더로 두고 다시 팀원으로 일하는 사람들을 볼 때 여기는 미래인가, 그런 생각을 해보게 된다. 직책을 내려놓는 일이 좌천이 아니라 새로운 형태의 기여를 할 수 있는 이동이 되는 것. 다른 나라 회사 어딘가에서 일어날 것 같은 일들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다.


4

자기 것을 만들고 싶어서 대기업을 그만두고 프리랜서로 살아가는 친구. 이제는 프리랜서로 살아가는 생존기술을 꽤 터득한 것처럼 보인다. 이름만 말해도 아는 이들이 있어서 내 친구 연예인이다,라고 자랑하는 기분도 든다. 그 친구와의 대화를 통해서 회사 생활과 프리랜서의 차이를 좀 더 가깝게 느껴볼 수 있다. 또 혼자 콘텐츠를 만들어 낼 수 있는 능력이 어느 정도 레벨이어야 홀로서기가 가능한지도 그 친구를 보면서 알 수 있었다.


5

일과 취미가 같은 종류인 사람. 남편은 취미도 프로그래밍, 업무도 프로그래밍인 사람이다. 노는 것과 일하는 것의 차이를 거의 구별할 수 없다. 처음에는 덕업 일치한 것 같아서 부러웠는데 지금은 꼭 그렇지는 않다. 가수 김동률 씨가 음악을 직업으로 삼겠다고 할 때, 그의 아버지가 그럼 너는 음악을 이전처럼 즐길 수 없을지도 모른다고 경고한 것처럼 그도 그렇다. 취미생활도 덩달아 심각해져 버린 느낌이 든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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