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을 받지 않아도 할 수 있는 일이 있나요?

day-64

by Luc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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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 늙은 할아버지처럼 뉴스를 보면서 나라의 앞날을 걱정하는 편이다. 사회 이슈에 관심을 갖고 선거가 있으면 후보자에 대해서 시간을 내서 검색을 한다. 더 좋은 사회를 만드는 데 관심이 많다. 오늘은 무인 상점의 돈통을 털은 중학생 뉴스가 나왔다. 그 아이들을 교도소에 보내는 것이 문제의 해결이 아닐 것이다. 십 대 초반의 아이들에게 이후 어떤 경험을 주어야 중범죄자가 되지 않고 잠깐의 일탈로 끝나게 될까. 그 아이들은 어떤 사정으로 그런 행동을 하게 된 걸까. 궁금했다.


2

최근 웹 서비스 제작을 배우고 있다. 5주 차까지는 수업을 듣지만 그 뒤 이주 동안은 개인 프로젝트로 웹 서비스를 만들게 한다. 나는 검찰총장과 관련된 인물 네트워크를 그리는 웹 서비스를 만들기로 했다. 이 서비스는 드라마 <비밀의 숲>을 보고 영감을 얻은 것이라 사이트 명을 시크릿 포레스트로 붙였다. 허술한 서비스라 아무도 볼 사람은 없겠지만, 나는 낑낑대며 코드를 짜고 있다. 돈 안 줘도 이런 류의 일들은 열심히 할 수 있다.


3

다른 사람의 고민을 들어주는 일도 좋아한다. 몇 년 전에는 지인들의 고민을 들으면서 꼰대질을 했지만, 이제는 코칭을 배워서 제법 질문도 할 줄 알게 되었다. 사람들은 모두 서로 다른 고민들을 갖고 있다. 한 사람이 갖고 있는 고민의 개수도 여러 가지다. 그리고 그 고민들은 서로 미묘하게 얽혀 있다. 어쩌면 이렇게 한 번도 똑같은 법이 없는지 늘 몰입해서 듣게 된다.


4

회사 업무용 사이트 자기소개에 '이야기를 들어드립니다, 기쁜 일 슬픈 일 모두!'라고 적어두었다. 그 소개를 보고 나에게 자기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겠냐고 한 사람이 딱 한 명 있었다. 소개를 적어두기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소개와 상관없이 최근 나에게 고민을 이야기한 사람이 있었다. 그는 이야기 후에 시간을 너무 뺏은 게 아니냐며 미안해했다. 나는 이런 이야기를 듣기 위해서 소개란에도 어필해 두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말을 듣고 진짜냐며 웃었다. 찾아오는 사람이 없어도 역시 그렇게 적어두기를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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