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상황에서 우리의 주말을 풍요롭게 만들 방법은?

day-90

by Luc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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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들어 습도가 낮아지기 시작했다. 가습기는 일찌감치 꺼내놓았는데, 그간 습도가 높아 사용하지 않고 있었다. 나와있는 가습기를 다시 깨끗이 닦고 말려 가습기를 틀었다. 가습기를 틀어 놓고 나니 공기청정기가 신경이 쓰였다. 아니나 다를까 주기적으로 세척하면 좋다는 겉 필터들이 먼지와 한 몸. 닦는 법을 검색해보니 블로거들은 격주로 물세척을 하고 있다. 일 년에 한 번도 안 닦는 나의 게으름에 뜨악하게 된다. 공기청정기 외부 필터를 분리해서 물로 닦아 말린 게 지난 주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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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주 들어서는 집안 바닥이 진득거리는 느낌이 들었다. 청소기는 자주 돌리는데 걸레질을 하지 않고 사는 집이라 이제 바닥이 한계에 온 것 같았다. 오늘 아침에는 잠옷 바람으로 위에 티셔츠를 한 겹 껴입은 뒤, 온 집안 창문을 열어제꼈다. 그리고 남편과 대청소를 했다. 부엌에는 어제 해놓은 반죽을 굽는 오븐이 돌아가고 있었고, 세탁기는 베갯잇과 수건을 빨고, 남편은 바닥을 닦고 나는 화장실 청소를 하는 온 집안사람과 기계가 다 바쁜 오전이었다. 청소가 끝날 때쯤 빵이 다 구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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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워진 빵에 이것저것 끼워 샌드위치를 만들고 커피를 내려서 한상 거하게 먹었다. 코로나가 닥쳐와서 더 절실히 깨닫는 건데 사는 곳을 치우고 끼니를 만드는 것만으로도 하루를 가득 채울 정도로 시간이 많이 걸린다. 가끔 나는 그동안 얼마나 대충 살아왔던 걸까,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최근 코로나로 외식을 극단적으로 줄이게 되면서 요리하는데 시간을 많이 쓰게 되는 것 같다. 요리를 많이 하면 집안이 더러워진다. 더불어 치우는 것도 열심히 하게 될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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깨끗한 집에서 캐롤을 틀어놓고 춤도 추고, 기타 치는 남편 근처에 드러누워서 웹툰도 보았다. 이런 사소한 활동을 할 때도 집안 상태가 깨끗할 때와 아닐 때 기분 차이가 난다. 그러니까 청소는 집 생활의 필수품이다. 쾌적한 곳에서는 같은 어깨춤을 추어도 더 신명이 나는 법이다. 코로나 상황에서 더 풍요롭게 살고 싶다면 실내를 정리 정돈하고 보기 좋게 만드는데 시간을 투자해보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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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내 생활을 현명하게 보내기 위해서 주의하는 것도 몇 가지 있다. 수면을 방해하는 술과 커피를 대폭 줄였다. 희한하게 술이나 커피를 자주 마시면 새벽에 깬다. 그래서 잠을 깎아서 사치를 부릴 수 있을 때만 커피나 맥주를 마신다. 그리고 라이크핏 앱을 깔아서 스쿼트를 한다. 내가 누워서 놀던 중이라도 남편이 스쿼트를 할 때는 옆에서 같은 시간 동안 운동을 한다. 머릿속에 있는 요가동작들을 꺼내서 옆에서 몸을 움직인다. 하루에 15분 남짓한 시간이지만 몸을 조금이라도 다양하게 쓰기 위한 시간을 꼭 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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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각보다 나를 다른 사람 보살피듯이 보살펴야지만, 일상생활이 유지된다. 커피가 당긴다고 마시고, 저녁에 기분 낸다고 맥주를 마셨다가는, 금방 불면의 구렁텅이에 빠진다. 기분도 마찬가지다. 생각이 어두운 오솔길로 진입하려고 할 때는 나를 환기시킬 필요가 있다. 제일 좋은 방법은 재봉틀을 돌리는 것이다. 만들기를 하면 아무 생각 없이 집중할 수 있다. 마치 내가 두 명이 있어서 한쪽이 약한 쪽을 보살피는 것처럼 살고 있다. 이렇게 실내 생활을 잘 유지해 나가면 적응할 수 있겠지. 왁자지껄할 연말을 조용하게 보내는 법을 나에게 훈련시키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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