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버가 된다면 어떤 이야기를 할 건가요?

day-92

by Luc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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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많고 재밌는 너스레를 잘 떠는 편이라 주변에서 유튜브를 해보라는 권유도 받아본 적이 있다. 그런데 기획력도 부족하고, 특별히 깊은 취미도 없어서 특정 카테고리를 정하기는 어려웠다. 이런 걸 개인 브랜딩이라고 해야 하려나. 그런 쪽으로는 아주 재주가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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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하고 싶은 말에 대해 묻는다면 이야기하고 싶은 주제는 있었다. 내 일에 대한 것들이다. 최근 들어 여러 회사에서 우리 팀의 일에 대해 묻는 일이 종종 있었다. 우리 팀은 사람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하는 일을 한다. 이런 일은 보통 연구소나 박사 학위가 있는 분들이 많은 집단에서 수행하곤 하는 것 같다. 그래서 굉장히 어려운 일로 여겨지곤 한다. 나에게 관련 전공을 했는지 묻는 분들도 있었다. 하지만 나는 석사 학위도 없는 평범한 경영학과 학부 졸업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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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데이터 분석 관련 콘텐츠를 만드는 한 채널에서 우리 팀 사례를 리뷰한 걸 본 적이 있다. 거기 나오신 분들은 우리 팀의 데이터 분석 원칙에 대해 칭찬했다. 그런 분석 원칙은 사내에서 구성원 데이터를 분석하는 팀에 당연히 있어야만 하는 것이다. 하물며 고객 데이터를 사용할 때도 약관을 두고 규정대로 사용을 하는데 사내 구성원 데이터를 사용하는데도 당연히 원칙이 있어야 한다. 또 그 데이터를 제공해주는 사람들이 원칙을 보고 신뢰할 수 있도록 내용이 구성되어야 한다. 그런 생각으로 만든다면 자연스럽게 나오게 되는 내용들이다. 꼭 통계 전공자가 아니여도 이런 일은 누구나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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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터 분석팀에 있다고 하면 통계에 대한 많은 지식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다. 물론 그런 지식도 필요하다. 하지만 통계에 대한 책을 한두 권만 정독해도 당장 분석에 필요한 지식은 충분히 얻을 수 있다. 또 코딩을 할 수 있어야 하는지 궁금해하는 사람도 있는데 인사 데이터는 고객 데이터처럼 방대한 경우가 별로 없다. 엑셀로도 대부분 가능한 일들이 많기 때문에 나는 안될 거야,라고 먼저 마음의 문을 닫을 필요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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되려 어려운 것들은 다른 곳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다. 있는 데이터도 얻어내기 어렵다던가, 분석은 했지만 그래서 결과로 변하는 것들이 아무것도 없다든가 하는 경우다. 아파서 병원 가면 푹 자고 스트레스받지 말라는 뻔한 말을 듣게 되는 것처럼, 데이터 분석도 비슷할 때가 많다. 분석을 한 결과가, 그러니까 팀원들끼리 정보 공유 잘하고 서로 믿고 함께 문제 해결해야 합니다, 같은 진짜 뻔한 이야기를 하게 될 때. 좋은 걸 누가 모르나. 안되니까 문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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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은 나도 스트레스받지 말라는 의사 선생님에게, 선생님 그게 어디 말이 쉽지 가능한 일입니까,라고 하소연하고 싶을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 데이터 분석 결과를 받아본 구성원들의 마음도 똑같을 것이다. 그래서 그 뒷단의 설명을 얼만큼 와 닿는 이야기로 구성할 것인지가 중요하다. 좋은 게 좋은 것 말고, 스트레스 완화를 위해서 하루에 기지개를 세 번 켜보시면 어때요? 거울 볼 때마다 내 정수리를 스스로 쓰담 쓰담해주시면 어때요? 이런 이야기들을 붙여 나가야 한다. 실제로 거울보고 셀프 쓰담쓰담을 했더니 더 건강해졌다는 사람들 데이터가 여기 이만큼 있습니다, 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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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 이런 콘텐츠로 방송을 하면 이걸 누가 보겠는가. 노잼 예약이다. 망할 것 같으니 만들지는 않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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