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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Lucie Jan 14. 2023

미국법인 스톡옵션 부여하기

스타트업 일기 12편

우리 회사는 미국의 본사와 한국 자회사 형태로 되어 있다. 이 형태로 회사를 만들기 까지도 다소 험난한 과정이 있었는데, 그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한다. 구성원들에게 스톡옵션을 계약할 때는 미국 본사의 스톡옵션을 발행한다. 이런 형태로 법인을 운영하는 경우는 IT 업계에서도 종종 볼 수 있다. 그런 선배 스타트업에 미국 스톡옵션 발행을 어떻게 하시는지 물어보면 '카르타를 쓴다'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하지만 그 한 줄에도 얼마나 많은 업무들이 딸려있는지 해보기 전엔 몰랐다.


1. 주주관리 프로그램 기능과 가격 비교

작은 회사의 COO를 하다 보면 돈 쓰는 일 앞에서 무조건 최저가를 찾아보게 되어 있다. 카르타 보다 저렴한 프로그램은 없을까? 하는 생각에 좀 더 알아봤다. 한국 스타트업 중에서도 주주관리 프로그램을 만드는 쿼타북이라는 회사가 있다. 쿼타북에서도 미국법인용 주주관리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당연히 카르타보다 훨씬 싸고 대신에 기능은 적다. 기능이 적다 보니 화면이 심플해서 사용이 간편한 점도 장점이라고 한다. 서비스 설명을 요청하니 쿼타북 담당직원이 무려 한국말로 친절하게 설명해 주셔서 좋았다. 보통 미국에서 법무나 세무 서비스를 이미 계약해서 쓰고 있을 경우에 주주관리 프로그램만 심플하게 사용하려면 좋다고 한다. 아쉽게도 우리 회사는 별도의 법무나 세무 비용을 지출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쿼타북대신 결국 카르타를 사용하게 되었다. 


2. 적정행사가 산정, 409A Valuation

미국과 한국의 스톡옵션 부여 방식의 주요한 차이점이 행사가를 정하는 방식이다. 한국의 경우에는 스타트업이 스톡옵션을 발행할 때 행사가를 임의로 정할 수 있다. 100원으로 발행하는 경우도 흔하다. 스톡옵션의 경우 행사 가능한 시점 주식의 시장가격에서 행사가를 뺀 금액이 차익이 된다. 즉 주식이 만원에 거래되는 시점에 행사가 100원의 옵션을 행사하면, 9900원이 이익이 되는 것이다. 미국의 경우에는 스톡옵션 행사가를 임의로 정하는 것은 불법이다. 대신 공정한 시장가격, 즉 Fair Market Value(FMV)를 산정하는 프로세스를 거치게 되는데 그 과정을 409a Valuation이라고 한다. 카르타의 경우 409a Valuation 리포트를 산출 업무가 대행 업무에 포함되어 있다. 이 리포트가 나오면 FMV가 확정되고 그 가격이 스톡옵션 행사가가 된다. 이 리포트도 그냥 나오는 것은 아니고 현재 회사의 인건비나 재무적 정보, 그리고 3년 치 예상 자금 시나리오를 써서 제출해야 한다. 1년도 안된 회사의 3년 뒤 서버비용이나 벌어들일 매출을 적으면서 약간 헛웃음이 나왔다.


3. ISO와 NSO

행사가도 나왔겠다, 이제 카르타에서 발행만 하면 되겠구나 생각했는데 끝날 때까지 끝난 것이 아니었다. 스톡옵션 발행 메뉴를 열었는데 필수로 입력해야 하는 항목에 모르는 말이 너무 많았다. 검색하면 영어로 나오는 내용을 느릿느릿 독해하면서 대략적인 의미는 알았고, 뭘 선택해야 할 것인지도 감은 오는데, 법률 자문 없이 확정하기는 어려웠다. 그래서 시드 투자 라운드에서 법률 자문을 해준 회사에 물어보고 내용을 확인했다. 이 과정에서도 예상하지 못했던 법률 비용이 꽤 나오게 되었다.


가장 중요했던 개념은 ISO와 NSO였다. 각각 incentive stock option과 Non-qualified Stock Options의 약자인데, 어떤 걸 선택하느냐에 따라 세금 적용 방식이 다르다. 보통 한국에 있는 구성원에게 미국 스톡옵션을 부여할 때는 비거주자이기 때문에 NSO를 적용하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상황에 따라서는 ISO를 부여할 수도 있다.

법무법인 쿨리 홈페이지의 설명 : https://www.cooleygo.com/isos-v-nsos-whats-the-difference/


결국 카르타에서 스톡옵션 발행을 하는 절차는 미국 법무법인에 대행을 부탁드렸다. 이 모든 과정을 진행하면서 한국이었다면... 내가 그냥 할 수 있었을 텐데 하는 마음에 왜! 왜 우리 회사는 미국법인가! 이런 생각을 열 번 정도 했었다. 하지만 언젠가 일찍 미국 법인 만들기 잘했다는 생각을 할 날이 올 것이라고 믿으면서 정신 승리했다. 그리고 많이 배웠다! 다음번 스톡옵션 추가 발행은 나 혼자서도 할 수 있기를 바라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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