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장닷컴 오픈 비하인드 스토리
지인에게 안부 질문을 보내는 소셜 플랫폼, 컨스택츠를 오픈한지도 거의 일 년이 되어 간다. 서비스 오픈한 지가 상당히 지났는데도 사용자는 주변 지인들 위주이다. 제대로 홍보를 못했으니 사용자가 많지 않은 거기도 한데, 어차피 무리해서 사용자 확장을 해봤자 이탈률만 더 늘어나기 때문에 사용자 확장보다 서비스 개선이 먼저라는 대표의 결정이 있기도 했다. 이런 결정을 할 때 대표랑 나는 보통 생각이 반대인 경우가 많다. 나는 당장 할 수 있는 것, 빠르게 도움이 되는 것을 주로 하려고 하고, 대표는 대체로 더 큰 비전을 그리면서 결정을 한다. 이런 성향적 차이 때문에 가끔 속이 터질 것 같을 때가 있다. 그래도 이 스타트업 열차에서 마지막으로 내릴 사람이 대표니까 대표하고 싶은 쪽으로 손을 들어주는데, 그렇게 하나둘씩 양보하다 보니 어디까지 양보해야 하는걸지 고민될 때가 있다.
최근에는 전직장닷컴이라는 사이트를 오픈했다. 이걸 만드는 과정에는 재밌는 점이 많았다. 원래 전직장닷컴은 컨스택츠를 홍보하기 위한 프로모션으로 고안되었다. 컨스택츠를 홍보할 아이디어를 갖고 오겠다더니, 대표가 전직장기반으로 소통하는 보드를 기획해 왔는데 기획은 재밌어 보였지만 컨스택츠 홍보에 어떻게 도움이 되는 건지 알 수 없었다. 하지만 개발자들이 웹 서비스는 금방 만들 수 있고, 재밌을 것 같다고 해서 그냥 만들었다. 디자이너 없이 필요한 그림은 개발자가 직접 그렸다. 퇴사짤로 유명한 가영이 이미지를 쓰고 싶었는데 저작권이 있어서 못 쓴다고 입맛을 다셨더니, 개발자가 직접 비슷하게 그려줬다.
이전 같았으면 컨스택츠 프로모션을 만들겠다더니 이런 쓸데없는 걸 가져오다니, 다시 해오라고 했거나 안된다고 반대했을 것 같은데 요즘 인생 최대로 반대를 안 하는 시기를 보내고 있다. 되도록 이면 뭘 해볼 수 있을지를 주로 생각한다. 피버팅도 할 수 있고 역플립도 할 수 있고, 사실 이 법인을 가지고 지금 못할 일이 아무것도 없기 때문에, 뭘 해서 기회를 만들어 볼 수 있을지 궁리할 때가 많다.
올해 투자 유치에 몇 번 좌절하다 보니 힘이 부족해서 실천이 잘 안 되기는 했지만, 그래도 텐션을 잃지 않고 연말을 맞이해서 다행이다. 만약에 내 성미대로 프로젝트를 해 나갔다면 나는 아마도 뭐든 빨리빨리 해보고 안되면 접으면서 지금쯤 다 실패했다고 생각하고 회사를 그만했을 것 같기도 하다. 스타트업 하면서 느슨해진다는 표현이 잘 안 맞는 것 같긴 하지만 때로는 주변 동료들의 결정을 존중하고 바라보면서 가는 것도 오래가는 방법 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전직장기반으로 모여서 소통할 수 있는 커뮤니티, 전직장닷컴 많이 많이 놀러 와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