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ay-19 마카오
여행전에 충동적으로 리디북스 페이퍼를 구입했다. 비행기는 남편과 둘이서 30만원도 채 주지 않은 저가항공이다. 재밌는 영화가 없다고 해서 출발 전에 호모데우스를 구매했다. 비행기를 탔는데 난데 없는 리눅스 오류 화면이 켜져 있었다. 재부팅이 두 번 정도 되었는데 계속 같은 오류를 출력하고 있었다. 결국 화면은 도착 때까지 켜지지 않았다. 덕분에 책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호모데우스는 내가 부처나 예수, 공자가 살았던 시대의 사람과 별로 다르지 않다고 알려주었다. 그리고 한 두세기 내에 이제 너와 전혀 다른 인간이 나타날 것임을 이야기 하고 있었다. 날아가는 비행기 안에서 미래의 인간 세상을 상상했다.
세 시간을 날아온 마카오는 재밌는 곳이었다. 포르투갈의 양식이 남아있는 중국. 여기 사람들은 사는 땅이 포르투갈이될 때 좋아했을까. 중국으로 반환되는 십년 전 사람들의 마음은 어땠을까. 나는 같은 곳에 사는데 내 국적이 바뀌는 기분은 어떤 것일까. 상상이 잘 되지 않는다. 아시아 맛이 나는 포르투갈 음식을 배부르게 먹고 호텔로 돌아왔다.
호모데우스에 행복은 잠깐이고 곧 떠나가는 감상이라고 했는데. 행복한 밤이다. 멍청한 인간 동물 한 마리가 되어서 행복하고 널부러진 저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