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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Oct 05. 2022

일상의 논어 <태백泰伯6>-탁고기명託孤寄命


曾子曰 可以託六尺之孤 可以寄百里之命 臨大節而不可奪也 君子人與 君子人也

증자왈 가이탁육척지고 가이기백리지명 임대절이불가탈야 군자인여 군자인야


-증자가 말했다. "어린 임금을 부탁할 수 있고, 국정을 맡길 수 있으며, 죽기를 각오하고 지키려는 절개를 빼앗을 수 없다면, 군자다운 사람일까? 군자다운 사람이다." 



'육척지고'를 직역하면 '육척 키의 고아' 정도 됩니다. 사전에 척尺은 발의 길이이고 23~30cm 정도를 뜻한다고 되어 있습니다. 고대 중국인들의 신장을 감안하면 육척은 14~15세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여기에서는 일찍 보위에 오른 제후를 뜻합니다.


'백리'가 바로 제후국을 상징합니다. 나라의 면적이 그 정도 된다는 것이지요. '백리지명'은 나라의 운명이니 그것을 위탁한다는 것은 곧 왕을 도와 국정을 돌보도록 책임을 부여하는 것입니다. 


'대절'은 직역하면 큰 절개요 사전적 정의로는 죽기를 각오하고 지키는 절개입니다. 임臨은 임하는 것이요 지키는 것이니, '임대절'은 부여 받은 책임을 목숨을 바쳐 수행하겠다는 굳은 절개를 굽히지 않는 것입니다. 


내용 자체가 제갈량에 잘 어울립니다. 유비는 몽매한 유선과 꺼져가는 촉나라의 운명을 그에게 당부했고 제갈량은 혼신의 힘을 다해 유지를 받들었지요. 제갈량이 군자가 아니면 아무도 군자일 수 없을 것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위대한 참모가 있더라도 리더가 유선이면 그 나라는 잘 되기 어렵습니다. 멍청한 리더는 반드시 간신들에게 휘둘리게 되어 있기 때문이지요. 우리의 위대하신 리더께서는 '경제는 대통령이 살리는 게 아냐'라고 자유가 넘치는 발언을 하신 바 있습니다. 지금 이 나라의 경제는 누가 살리고 있는 것일까요? 귀가 어두운 분들만 계셔서 걱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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