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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Oct 06. 2022

일상의 논어 <태백泰伯7>-임중도원任重道遠


曾子曰 士不可以不弘毅 任重而道遠 仁以爲己任 不亦重乎 死而後已 不亦遠乎

증자왈 사불가이불홍의 임중이도원 인이위기임 불역중호 사이후이 불역원호


-증자가 말했다. "선비는 뜻이 크고 의지가 강하지 않으면 안 된다. 짐은 무겁고 길은 멀기 때문이다. 인을 자신의 짐으로 삼으니 무겁지 않겠는가? 죽어서야 그만두게 되니 멀지 않겠는가?"



인仁의 무거움과 그 무게를 오롯이 감당해야 하는 선비의 숙명에 대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선비란 평생 학문을 닦으며 공부한 바를 실천에 옮겨야 하는 책무를 가진 사람입니다. 따라서 배움에 게을리해서도 안 되고 양심에 어긋난 언행을 해서도 안 되지요. 


학위가 배움의 증거로 작동하는 세상이라 그런지 양심을 쓰레기통에 버리는 학자들이 참으로 많습니다. 왜 공부를 하는가에 대한 근원적 물음 없이 '공인 지식인 자격증'으로서의 학위 취득에 만족하고 자랑 삼다 보니 낯부끄러운 짓을 서슴없이 저지르는 것이지요. 


교육자의 탈을 쓰고 부와 명예를 탐하는 자들의 뜻이 커 봐야 얼마나 크겠습니까? 그러니 교육자의 양심이나 사명 같은 무거운 짐을 외면하는 것입니다. 이런 자들의 의지가 강해 봐야 얼마나 강하겠습니까? 그러니 이익과 권력을 쥘 수 있는 지름길만 기웃거리는 것입니다. 


미래 세대와 그들이 이끌어갈 조국의 앞날을 생각한다면, 오늘날 이 나라에 무늬만 학자들이 넘쳐나지는 않겠지요. 


기껏해야 몇 년짜리 시한부 권력이 두렵고, 자신의 헛된 명예를 잃을까 근심하여, 입도 뻥긋하지 못하는 자들은 교육자가 아니라 교육장사꾼에 불과합니다. 무거운 짐을 지고 고된 길을 걸어갈 각오가 되어 있지 않은 자, 교육자의 이름을 탐하지 말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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