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진은 이데리움에서 더 이상 머무를 이유를 찾지 못했다. 미미를 마지막으로 본 지도 일주일이 흘렀다. 미미의 흔적은 어디에서도 찾을 수 없었다.
그 일주일 동안 영진은 지난 2년 가까운 세월 동안의 회사와 그룹에 대한 분석을 토대로 수립한 미래전략 보고서를 작성했다. K가 찾은 답이 무엇인지는 알아내지 못했다고 기록했다. 다만 K가 남긴 메시지의 내용을 있는 그대로 보고서에 담았다.
이데리움이 회장의 작품이라면 미미를 자신에게 보낸 것도, 미미를 자신에게서 회수한 것도 또한 회장일 터였다. 회장이 미미나 K에 대해 알고 있는 사실이 어디까지인가가 아니라 모르고 있는 사실이 무엇인가 하는 질문이 핵심처럼 느껴졌다.
영진은 자신의 잘못이 무엇인지 깊이 깨달았다. 영진은 미미에게 질문하지 않았다. 왜 밤을 함께 보낼 수 없는 것인지, 어떤 사연으로 이데리움에 있게 된 것인지. 묻지 않았으므로 들을 수 없었다. 그것이 영진의 문제였다.
영진은 100쪽이 조금 넘는 보고서 파일을 자신에게 부여된 비밀 이메일 계정을 통해 회장의 직통 이메일로 발송하고 컴퓨터를 껐다. 이데리움의 분수는 마지막 날에도 열심히 제 할 일을 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데리움의 천장을 관통한 뜨거운 여름의 태양이 갈기갈기 조각나 이데리움 안에 흩뿌려지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