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한 주역 <1.중천건괘重天乾卦>-구삼

노력하고 성찰하기를 게을리하지 말라.

by 오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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九三 君子 終日乾乾 夕惕若 厲无咎

구삼 군자 종일건건 석척약 여무구


-군자는 종일 굳세게 노력하고 저녁에는 삼가니 아무리 위태로운 일이 생긴다 해도 허물이 없을 것이다.



대성괘의 6효를 천지인天地人 삼재三才로 구분하면 1, 2효가 지, 3, 4효가 인, 5, 6효가 천이 됩니다. 그래서 구삼에 용龍대신 군자를 쓴 것이지요.


'군자'라는 단어는 동양고전에서 참으로 많이 나옵니다. 공자, 맹자, 노자, 장자처럼 자子는 깊은 깨달음을 얻은 사상가에게 붙이는 글자입니다. 명리학적으로 보면 자子의 지장간에는 임壬과 계癸가 들어 있습니다.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운 임壬의 지식과 사유 능력을 보유한 자이며, 동시에 계癸로 자신의 사상을 폭발적으로 펼쳐 낸 자인 것입니다. 성인 성(聖)에 임壬이 들어 있습니다. 남보다 깊이 듣고 남보다 깊게 말하는 사람이 성인입니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하늘의 이치인 임壬을 깨우쳤기 때문입니다.


군자는 하늘의 이치를 깨우친 성인의 수준까지 나아가지는 못했지만 사람들이 어울려 사는 세속적인 세상의 기준으로는 충분히 타인의 귀감이 될만한 깨우침을 얻은 사람인 것입니다. 영어로는 'the superior man'이라고 번역되니 구이에서 나온 '대인'의 의미로 받아들이면 무리가 없습니다. '큰 사람'이라는 우리말을 저는 가장 좋아합니다. 제가 작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기에 더욱 그렇습니다. <<논어>> <위령공편>에 '군자구저기 소인구저인 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 군자는 잘못을 자기에게서 찾고 소인은 타인에게서 찾는다'라고 했습니다. 군자는 이렇게 소인과 대비되는 의미로 자주 사용됩니다. 스스로 작은 사람이라는 것을 알면 큰 사람을 배울 수 있으니 좋은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종일건건'은 달리 보면 늘 하늘의 이치에 따라 사는 것입니다. 종일을 꼭 하루종일의 의미로 볼 필요는 없습니다. 물론 하루를 건건하게 살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달, 일년을 그렇게 지낼 수 있을 것입니다. 하늘의 뜻을 따르면서도 저녁이면 반성하고 성찰하기를 잊지 않는 것입니다. 구삼이 동하면 내괘가 태괘가 됩니다. 태괘는 방위상 해가 지는 서쪽이니 저녁을 뜻합니다. <설괘전> 7장에 '태열야兌說也', 9장에 '태위구兌爲口'라고 하여 태괘에는 입을 벌리고 기뻐하는 모습이 나옵니다. 억지로 반성하고 성찰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을 되돌아보기를 늘 즐기는 것입니다.


주역에 길흉吉凶, 회린悔吝, 무구无咎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합니다. <계사전>에서 그 차이를 익힐 수 있습니다. 인색함을 뉘우치면(회린) 허물이 없게 되어(무구) 점차 길해질 것이고, 뉘우치지 않으면 허물이 생기게 되어 점차 흉해질 것이라고 간단하게 생각해도 충분합니다.


구삼이 동하면 지괘가 10괘 천택리괘가 됩니다. 만에 하나 호랑이 꼬리를 밟은 것과 같은 위태로운 일에 처하게 되어도 평소 늘 삼가는 태도로 살아가는 큰 사람은 그 상황을 담담하게 받아들이고 순리대로 대처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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