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한 주역 <I.중천건괘重天乾卦>-구오

때를 만나 잘 나갈수록 큰 사람으로부터 배우기를 지속하라.

by 오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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九五 飛龍在天 利見大人

구오 비룡재천 이견대인


-비룡이 하늘에 있으니 대인을 보면 이로울 것이다.



구오는 득중하고 득위하여 중정中正한 자리입니다. 구이에서 현룡이 보면 이롭다고 말했던 대인이 구오입니다.


구오의 용은 '비룡'으로서 하늘로 날아올랐습니다. 구사에서 열심히 시도한 뛰어오름(躍)이 마침내 성공을 거둔 것이지요. 드디어 자신에게 달린 보이지 않는 날개를 활짝 펴고 세상을 향해 비상한 것입니다. 광대한 하늘을 누비는 한 마리의 용처럼 이제 그에게 거칠 것은 아무 것도 없어 보입니다.


그런 그에게 대인을 보는 것이 이롭다고 했습니다. 현룡에게 건넸던 것과 같은 조언을 하고 있습니다. 구오의 대인은 누구일까요? 바로 응의 관계에 있는 구이입니다. 비록 겉으로 보이는 사회적 지위는 구오에 비해 훨씬 낮을지언정 구이는 학식과 지혜가 깊은 큰 사람인 것입니다. 구오가 스승으로 삼을만한 존재인 것입니다.


비룡은 자신의 때를 만나 세상을 휘젓고 다닙니다. 잘나가는 그를 막을 자는 아무도 없을 것만 같습니다. 하지만 '추락하는 것에는 날개가 있다'고 했습니다. 더 높은 곳을 향해 날개짓을 멈추지 않는다면 언젠가 날개를 밀어줄 바람이 그치는 시점이 올 것이요, 날개의 힘을 과신하여 쉬지도 않고 급히 치솟았기에 막상 잠시 쉬고 싶어도 쉴 곳은 너무 멀리 있게 됩니다. 올라간 높이를 고스란히 반납하며 급전직하, 추락에는 가속도가 붙는 법입니다.


비룡으로서 오랫동안 세상에 쓰임이 있는 존재로 남는 것이야말로 아름다운 일일 것입니다. 그래서 비룡에게는 자신의 오만함을 제어하고, 자기에게 부족한 부분을 채워 주는 스승, 참모가 필요합니다. 그런데 오늘날에는 비룡이 스승을 구하기는커녕 스스로 스승 행세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세상을 향해 조언을 날립니다. 자신만의 한정된 경험과 제한된 분야의 지식으로 가공한 설익은 지혜를 던집니다. 그것이 비룡 짓에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더 높은 곳을 향해 날아가기 위한 유용한 수단으로 삼아 스승처럼 말하고 스승처럼 무대에 오르는 것입니다. 언제나 나보다 큰 사람들이 많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우리는 잊지 말아야 합니다.


구오가 동하면 외괘는 리괘가 됩니다. 구이가 동했을 때 리괘의 의미를 살펴본 바 있습니다. 리괘는 또한 불을 상징하고 '걸리다'는 뜻이니 하늘로 날아오르는 속성이 나옵니다.


구오가 동한 지괘는 14괘 화천대유괘가 됩니다. 큰 부의 성취와 대동의 미덕을 함께 들려 주는 괘이니 중천건괘의 구오가 추구해야 할 가치가 무엇인지 잘 알 수 있습니다.


비룡은 성공한 용입니다. 하늘로 오르는 데 성공한 용은 하늘 끝을 향해 가야 할까요? 아니면 큰 사람의 조언에 귀를 기울이며, 낮은 곳에 있는 이들을 위해 노블레스 오블리주를 실천해야 할까요?


겉으로는 세상의 낮은 곳에 있는 모든 사람이 자신의 스승이라고 짐짓 겸손을 떨면서 실제로는 자기 위상 이상의 유명인 대접을 받고 싶어 안달하며 더 유명해져서 더 많은 돈과 명예를 얻고 싶어 했던 사람이 있었습니다. 스승이라는 단어를 함부로 쓰는 사람을 조심해야 합니다. 그가 사용하는 그 용어가 가짜임을 알 수 있는 방법은 첫째, 그가 배움에 임하는 자세를 보면 됩니다. 둘째, 그가 상대적 약자들을 대하는 태도를 보면 됩니다. 그때 그의 진면목이 드러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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