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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Jan 19. 2023

일상의 논어 <안연顔淵14>-거지무권 행지이충

居之無倦 行之以忠


子張問政 子曰 居之無倦 行之以忠

자장문정 자왈 거지무권 행지이충 


-자장이 정치에 대해 묻자 공자가 말했다. "하지 않는 동안에는 나태하지 말아야 하고, 할 때에는 충으로 해야 한다."


 

居와 행行은 대조적으로 쓰인 것입니다. 之는 앞의 정政을 받는 지시대명사로 '거지'는 정치를 하지 않는 것이요, '행지'는 정치를 하는 것입니다. 


정치에 뜻을 둔 사람은 야인으로 지내는 시간에도 게으름을 부릴 수 없습니다. 위정자에게 요구되는 자질을 함양하기 위해서는 모든 분야를 망라하여 엄청난 양의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이지요. 세상 돌아가는 정황을 놓치지 말아야 함은 물론 단순히 현상에 대한 인지에 머무르지 않고 그 이면을 통찰할 정도가 되어야 비로소 정치할 자격이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일단 정치에 몸을 담게 되면 사리사욕과 완전히 결별하고 오직 공익을 위해 헌신해야 합니다. 충忠의 의미이지요. 


공부하고는 담을 쌓아 역사의식은 천박하고 세상의 흐름에는 둔감하며 철학은 빈곤하여 시정 잡배들이나 하는 언사를 남발하고 오직 기득권의 권력 독점만을 획책하려는 권력자와 위정자들이 들끓는 이 시대의 정치 풍경과는 참으로 거리가 먼 얘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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