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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Jan 22. 2023

일상의 논어 <안연顔淵17>-정자정야政者正也


季康子問政於孔子 孔子對曰 政者正也 子帥以正 孰敢不正

계강자 문정어공자 공자대왈 정자정야 자수이정 숙감불정


-계강자가 공자에게 정치에 대해 묻자 공자가 말했다. "정치政治란 정치治입니다. 선생께서 바르게 인도한다면 누가 감히 바르지 않겠습니까?"   



'정자정야'는 위와 같이 해석할 때 뉘앙스를 제대로 살릴 수 있습니다. '정치란 바르게 하는 것'이라거나 '정치란 정의로운 것, 공정한 것, 정당한 것' 등으로 풀이하면 그 맛이 제대로 나지 않습니다. 공자는 정政과 동음이의어인 정正을 써서 정치의 핵심을 단숨에 찌르고자 한 것이지요. 


예를 들면 '여행旅行은 여행與行이다'와 같이 정의하는 방식입니다. '여행은 함께 다니는 것이다'와 같이 말하는 것에 비해 보다 풍부한 해석의 여지를 부여하고 여운을 남기게 됩니다.


공자는 삼환의 일원으로서 권력을 사유화하여 정正과 거리가 먼 정치를 하는 계씨 집안을 은근히 비판하고 있는 것입니다. 


정正의 가치를 완전히 무너뜨린 우리 시대의 일그러진 정치 권력에게 그대로 전해 주고 싶은 말입니다. 동시에 이런 부정정권을 반복적으로 탄생시키고 지지하는 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입니다. 자신들의 투표 행위가 맑은 물이 있음에도 굳이 똥물을 마시겠다고 선택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사실을 그들은 인지하고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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