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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Jan 31. 2023

일상의 논어 <자로子路2>-거현재擧賢才


仲弓爲季氏宰 問政 子曰 先有司 赦小過 擧賢才 曰 焉知賢才而擧之 曰 擧爾所知 爾所不知 人其舍諸

중궁위계씨재 문정 자왈 선유사 사소과 거현재 왈 언지현재이거지 왈 거이소지 이소부지 인기사저


-중궁이 계씨 집안의 가신이 되어 정치에 대해 묻자 공자가 말했다. "일에 솔선하고 작은 허물은 용서하며 우수한 인재를 등용하는 것이다." 중궁이 말했다. "우수한 인재를 어찌 알고 등용하는지요?" 공자가 말했다. "네가 아는 인재를 등용하면 네가 모르는 인재라고 해서 남들이 내버려 두겠느냐?"



중궁은 염옹으로 <옹야> 편 1장에서 공자가 천하를 다스릴 만한 리더의 자질이 있다고 극찬한 제자입니다. 


'선유사'는 앞 장의 '선지로지先之勞之'와 유사한 의미입니다. '유사'를 직역하면 '일을 맡음이 있음'이니 '선유사'는 '일을 맡음에 앞장서다' 곧 '솔선하다'의 뜻이 됩니다. '유사'는 '일을 맡은 사람' 곧 실무자이기도 합니다.


인재 등용과 관련한 추가 질문에 대해 공자의 대답이 재미있습니다. 공자의 말은 다음과 같은 뉘앙스입니다. "너는 네가 아는 인재만 쓰면 된다. 네가 잘 알지 못하는 인재를 쓸 수는 없지 않겠느냐? 네가 모르는 뛰어난 인재는 다른 사람들이 발굴하여 등용하게 될 것이다." 즉, 능력과 자질에 대해 직접 아는 사람을 쓰는데 집중해야 한다는 것이지요. 그럴 때 그를 온전히 믿고 일을 맡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설사 그와 관련된 사건, 사고가 발생한다고 해도 외부의 견해에 흔들리지 않고 그에 대한 신뢰를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용인用人이야말로 정치의 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리더의 인사人事를 보면 그의 철학을 짐작할 수 있고 그의 정치 방향을 가늠할 수 있게 되지요. 국민을 위해 헌신하려는 사람이 아니라 리더 자신에게 충성을 다할 사람들만 뽑아 작은 허물, 큰 허물 가리지 않고 감싸기만 한다면 그는 정치를 하려는 것이 아니라 하지 않으려는 것입니다. 사회 주체간의 이해를 조정하여 갈등을 해소함으로써 국민의 행복을 증진시키는데 뜻을 두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권력 강화만을 추구하는 시대 착오적 독재자에 불과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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