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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Feb 07. 2023

일상의 논어 <자로子路9>-부교富敎


子適衛 冉有僕 子曰 庶矣哉 冉有曰 旣庶矣 又何加焉 曰 富之 曰 旣富矣 又何加焉 曰 敎之

자적위 염유복 자왈 서의재 염유왈 기서의 우하가언 왈 부지 왈 기부의 우하가언 왈 교지 


-공자가 위나라에 갈 때 염유가 마차를 몰았다. 공자가 말했다. "백성이 많구나." 염유가 말했다. "이미 백성이 많은데 또 무엇을 더해야 하는지요?" 공자가 말했다. "넉넉하게 해줘야 한다." 염유가 말했다. "이미 넉넉하게 되었다면 또 무엇을 보태야 하는지요?" 공자가 말했다. "가르쳐야 한다."



<<사기>> '역생육가열전酈生陸賈列傳’에 '왕자이민위천 이민이식위천 王者以民爲天 而民以食爲天 - 임금은 백성을 하늘로 여기고 백성은 먹을 것을 하늘로 여긴다'고 했습니다. 공자가 백성들을 부유하게 해줘야 한다고 말한 취지는 이것이지요. 위정자에게 국민들의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해 주는 것보다 더 중요한 과제는 없다는 것입니다.  


이와 반대로 우리나라의 현 권력자는 공공요금을 폭등시켜 국민들의 삶을 피폐하게 만들고 내수 경제를 죽이고 있지요. 정치의 근본을 이해하지 못하면서 구시대의 유물인 신자유주의 정책 만을 펴고 있으니 나라 경제가 안팎으로 고사할 위기에 처하는 것은 당연한 결과입니다. 


공자는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합니다. 현대적으로 보면 교육을 통해 깨어 있는 국민이 많아져야 집단 지성의 수준이 올라가고 그에 따라 정치의 그것도 높아지기 때문입니다. 민주주의를 후퇴시키고, 대화와 평화의 한반도 시대를 대결과 전쟁의 냉전 시절로 퇴보시키며, 아무도 흔들 수 없는 선진국이 된 나라를 아무나 흔들 수 있는 후진국으로 퇴행시켜 다수의 국민이 가난해지는 상황으로 내모는 자를 최고 권력자로 갖게 된 근본 원인은 국민 다수의 무지성에 있습니다. 그것을 잘 알고 있는 보수 정치인들은 자신들에게 유리한 정치 지형을 유지, 강화하기 위해 교육 제도를 활용하고 언론과 권력 기관들을 장악해 왔지요. 


국민 개개인 스스로 깨어나기란 사실상 불가능한 일입니다. 의식의 개혁은 개인의 학습이 동반되지 않는 한 이루어지지 않기 때문이지요. 재집권한 후 민주 정부가 해야 할 첫 번째 임무가 언론 개혁일 수밖에 없는 까닭입니다. 사실상 언론이 많은 국민의 뇌를 지배하여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지요.     


세계 강대국들과 대등한 외교를 펼치며 자주 국가의 위상을 높였던 우리가 일본에 알아서 기고 미국의 일방적 지휘를 받는 형국이 되었으니 참으로 통탄할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국민을 하늘과 같은 섬김의 대상이 아니라 지배의 대상으로 대하는 정권을 뭐 그리 좋다고 지지하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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