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오종호 Feb 09. 2023

일상의 논어 <자로子路11>-승잔거살勝殘去殺


子曰 善人爲邦百年 亦可以勝殘去殺矣 誠哉是言也

자왈 선인위방백년 역가이승잔거살의 성재시언야


-공자가 말했다. "선한 사람이 백 년간 나라를 다스린다면 잔악한 자들을 멸하어 살생을 없앨 수 있다. 진실이다, 이 말은."  



잔殘은 잔인한 '사람'으로 해석했고 살殺은 그들이 하는 '행위'로서의 살생으로 풀이했습니다. <술이> 편 25장에서 '선인善人'을 인자仁者로 본 바 있지요. 이 대목에서 '성인군자'라는 말이 유래했으니 '선인유항자'라는 표현도 가능할 것입니다. 


子曰 聖人 吾不得而見之矣 得見君子者 斯可矣 

子曰 善人 吾不得而見之矣 得見有恒者 斯可矣 亡而爲有 虛而爲盈 約而爲泰 難乎有恒矣

자왈 성인 오부득이견지의 득견군자자 사가의

자왈 선인 우부득이견지의 득견유항자 사가의 망이위유 허이위영 약이위태 난호유항의 

-공자가 말했다. "성인은 내가 만나 볼 수 없으니 군자를 만나 보는 것으로 족하다."

공자가 말했다. "선인은 내가 만나 볼 수 없으니 한결같은 사람을 만나 보는 것으로 족하다. 없는데도 있다고 하고, 비었는데도 찼다고 하며, 빈곤한데도 가졌다고 하니 한결같기가 어렵다." 


"악은 이토록 거침없이 자신의 길을 가는데 어째서 선은 끊임없이 자신을 증명해야 하는가?" <환혼>이라는 드라마에 나오는 대사라고 합니다. 위 구절과 현 시국에 대한 훌륭한 해설이 되어 주는 문장이라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먼저인 나라 곧 국민이 진정한 주인인 민주 국가와 아무도 흔들 수 없는 나라 곧 강한 자주 국가를 천명하고 올곧게 그 길을 걸었던 정부가 있었습니다. 민주주의는 더욱 성숙했고 우리는 선진국 시민이 되었지요. 선량한 사람들이 존중 받는 시대로의 진입이 머지않아 보였습니다.  


하지만 국민은 순리를 어기고 잔악한 자들을 불러들였지요. 그러니 사람이 죽어 나가고 나라가 혼란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개인이든 나라든 순리를 어기면 그에 대한 대가를 치르기 마련이니까요. 


'"곽상도 아들 50억, 과다하지만 뇌물은 아냐"…1심 무죄(종합)'. 뉴시스 기사의 제목입니다. 공정과 상식이 살아 있는 나라라면 이런 판결은 가능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이런 식이라면 앞으로는 로비 대상의 자식을 직원으로 채용하여 몇 년간 근무하게 하다가 퇴직금조로 수십 억씩 지급하면 되는 것 아니겠습니까?


800원을 횡령했다며 버스 기사를 해임한 고속버스 회사의 처분을 정당하다고 판결하여 한 가장과 그 식구들을 절망케 하고 국민들을 아연실색케 했던 법원의 낯짝이 참으로 두껍습니다. 나라를 살리기 위해서는 다시 선인善人의 정부를 세워 언론개혁, 검찰개혁, 사법개혁을 완수하는 일이 급합니다. 공든 탑 무너지는 속도가 너무도 빠릅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일상의 논어 <자로子路10>-삼년유성三年有成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