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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Feb 24. 2023

일상의 논어 <자로子路23>-화이부동和而不同


子曰 君子和而不同 小人同而不和

자왈 군자화이부동 소인동이불화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화이부동하고 소인은 동이불화한다."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유명한 구절입니다. 


화和는 다름을 인정하는 것입니다. 조화調和와 화합和合을 추구하는 것입니다. 인간이 서로 다르다는 사실이야말로 정치가 존재하는 근거가 되지요. 정치의 존재 의의는 사회 구성원들 간의 생각의 불일치와 이해관계의 차이로 인해 발생하기 마련인 대립과 갈등을 조정하고 해결하는 데 있습니다. 인간이 살아가는 모든 영역이 곧 정치의 영역이지요. 화和는 지성인의 관계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同은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것입니다. 맹목적 동의同意와 무비판적 뇌동雷同 만을 좇는 것입니다. 인간과 인간의 상호 작용을 통한 사회 발전을 무시하는 입장입니다. 조직과 강자에 대한 추종과 복종을 당연시합니다. 동同은 반지성인의 유아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합리적 의사 결정 절차를 무시하는 자에게 관계의 개념이 있을 리 없지요. 오직 권력과 이익을 기준으로 아군과 적군을 가르는 흑백 논리만 있을 뿐입니다.  


현 정부의 국정 운영이야말로 '동이불화'의 진수를 보여 줍니다. 굳이 실감도 나지 않는 역사적 사례에서 끌고 올 필요가 없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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