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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Feb 27. 2023

일상의 논어 <자로子路25>-군자난열君子難說


子曰 君子易事而難說也 說之不以道 不說也 及其使人也 器之 小人難事而易說也 說之雖不以道 說也 及其使人也 求備焉

자왈 군자이사이난열야 열지불이도 불열야 급기사인야 기지 소인난사이이열야 열지수불이도 열야 급기사인야 구비언


-공자가 말했다. "군자를 섬기기는 쉬우나 기쁘게 하기는 어렵다. 그를 기쁘게 할 때 도로써 하지 않지 않으면 기뻐하지 않는다. 사람을 부릴 때는 기량에 맞게 한다. 소인를 섬기기는 어려우나 기쁘게 하기는 쉽다. 그를 섬길 때 비록 도로써 하지 않더라도 기뻐한다. 사람을 부릴 때는 다 갖추기를 요구한다."   



군자와 소인의 리더십을 대비하여 풀이하고 있습니다. 


공자는 군자를 섬기기 쉬운 이유로 그가 인재들을 능력에 맞게 기용하기 때문이라고 말합니다. 한 사람이 모든 일에 두루 통달하기는 거의 불가능한 법이지요. 일에 맞춰 그 일을 가장 잘 해낼 수 있는 자질과 능력을 갖춘 인재를 발탁해 쓰는 것이 최고의 방법입니다. 등용된 인재는 자신의 역량을 극대화하여 발휘함으로써 인사권자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으니 군자를 섬기기 어려울 것이 없지요. 


공자는 군자가 하급자들에게 항상 정도로 일하기를 원하기에 요령을 피우거나 편법을 쓰는 식으로 업무 성과를 낸다고 해서 기뻐하지는 않는다고 얘기합니다. 목적과 과정이 모두 바르지 않다면 결국 더 큰 폐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일 것입니다. 


반대로 소인은 모든 것을 다할 수 있는 인재를 바란다고 공자는 말합니다. 자신을 전지전능한 신과 같은 특별한 존재로 착각하기에 자기와 함께 일할 자들에게 능소능대하기를 요구하는 것이지요. 실제 현실에서 이런 인재를 찾는 것은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지요. 다만 그런 능력을 갖추었다는 망상에 사로잡힐 뿐입니다. 검찰 출신들만을 정부 주요 요직에 앉히는 까닭이 바로 이것입니다. 


소인은 그릇된 목표를 세워 두고 편법적이든 불법적이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달성하는 것을 능력이라고 생각하기에 기쁘게 하기 쉽다고 공자는 보고 있습니다. 공작과 음모, 거짓과 부인, 회유와 겁박의 자유자재한 구사를 일머리라고 인정해 주고 높이 평가해 주는 소인을 흡족하게 하는 것은 수월한 일이지요. 무도한 짓도 서슴없이 저지르면서 그가 원하는 결과를 만들어 내기만 하면 되니까요. 


우리는 소인들의 세상에 살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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