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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Apr 19. 2023

일상의 논어 <헌문憲問45>-수기脩己

子路問君子 子曰 脩己以敬 曰 如斯而已乎 曰 脩己以安人 曰 如斯而已乎 曰 脩己以安百姓 脩己以安百姓 堯舜其猶病諸

자로문군자 자왈 수기이경 왈여사이이호 왈수기이안인 왈여사이이호 왈수기이안백성 수기이안백성 요순기유병저 


-자로가 군자에 대해 묻자 공자가 말했다. "자기 수양에 정성을 다하면 되지." 자로가 말했다. "그렇게만 하면 된다구요?" 공자가 말했다. "수양하여 사람들을 편안하게 해주면 되지." 자로가 말했다. "그렇게만 하면 된다구요?" 공자가 말했다. "수양하여 백성들을 편안하게 해주면 되지. 수양하여 백성들을 편안하게 해주는 것, 요순도 다만 그것을 걱정하셨느니라."



이 구절은 <옹야> 편 28장을 함께 읽으면 도움이 됩니다.  


子貢曰 如有博施於民而能濟衆 何如 可謂仁乎 子曰 何事於仁 必也聖乎 堯舜其猶病諸 夫仁者 己欲立而立人 己欲達而達人 能近取譬 可謂仁之方也已

자공왈 여유박시어민이능제중 하여 가위인호 자왈 하사어인 필야성호 요순기유병저 부인자 기욕립이립인 기욕달이달인 능근취비 가위인지방야이

-자공이 말했다. "만일 백성 중에서 널리 베풀어 민중을 구제할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어떠한지요? 인하다고 할 수 있는지요?" 공자가 말했다. "어찌 인에 머물겠느냐? 반드시 성인이다. 요순도 그것을 다만 근심하셨다. 인이라는 것은 자기가 서고자 할 때 남을 세우고 자신이 이루고자 할 때 남을 이루게 하니, 가까이에서 유사한 대상을 취하는 것이야말로 인의 방법이라고 할 것이다."       



군자에 대해 묻는 자로에게 공자는 점증법을 사용합니다. 논어 곳곳에 있는 자로와 공자 간의 문답들에서는 특유의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집니다. 이에 대해서는 <술이> 편(https://brunch.co.kr/@ornard/988)에서 얘기한 바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 뉘앙스를 살려 풀이했습니다. 


공자는 자로의 질문이 계속 이어질 것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리하여 '수신-제가-치국평천하'의 단계를 쉽게 설명해 주고 있는 것이지요. '수기脩己'를 반복적으로 사용한 것은 '자로 이 녀석아, 먼저 수양에나 신경 쓰거라', 이 속말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자로가 알아챘는지 모르겠네요. 


군자를 넘어 백성을 구제하는 성인의 경지에 이르는 것도 결국 자기 자신을 수양하는 것에서 비롯됨을 공자는 얘기하고 있는 것입니다. 몸과 마음을 갈고 닦는 일은 만만치 않습니다. 날마다 반복적으로 몸을 일으켜 단련하는 일, 하루를 돌아보며 반성하고 성찰하는 일, 하루도 건너뛰지 않고 읽고 생각하고 쓰기를 지속하는 일, 타인과 세상으로부터 날라오는 스트레스를 자연스레 삭이는 일, 그러면서도 타인과 세상에 대해 무지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는 일이 모두 일일의 수양 안에 포함됩니다. 


오늘도 신체와 정신을 더 높은 수준에 올려 놓기 위해 시간과 꼭 붙어 지내야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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