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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Apr 18. 2023

일상의 논어 <헌문憲問44>-민이사民易使

子曰 上好禮 則民易使也

자왈 상호례 즉민이사야


-공자가 말했다. "윗사람이 예를 좋아하면 백성들을 부리기 쉽다."



<자로> 편 4장에 '윗사람이 예를 좋아하면 백성들이 감히 불경할 수 없고, 윗사람이 의를 좋아하면 백성들이 감히 따르지 않을 수 없으며, 윗사람이 신을 좋아하면 백성들이 감히 진심을 다하지 않을 수 없다(상호례 즉민막감불경 상호의 즉민막감불복 상호신 즉민막감불용정 上好禮 則民莫敢不敬 上好義 則民莫敢不服 上好信 則民莫敢不用情)'고 했습니다. 


즉, 백성들을 부리기 쉬운 까닭은 백성들이 불경하기 않기 때문이지요. 뒤에서 민民을 얘기했기에 상上은 임금인 셈입니다. 


위정자가 무례하면 국민은 그를 믿고 따르지 않습니다. 태도에 다 드러나는 법이지요. 자신보다 낮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에게는 아무렇게나 반말로 지껄이는 자에게서 우리는 예의 바름을 느낄 수 없습니다. 위정자가 하늘처럼 섬겨야 할 국민을 하대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지요. 아무리 겉으로는 "존경하고 사랑하는 국민 여러분"을 입에 달고 살아도 사람은 위선을 본능적으로 알아채는 법입니다. 


위정자가 제아무리 과거 전제 군주나 독재자들처럼 국민을 가축 부리듯 지배하고 싶다 한들 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이미 국민이 민주주의를 경험했기 때문입니다. 거저 얻은 민주주의가 아니라 총칼에 맞서 피로 쟁취한 민주주의이기 때문입니다. 


자격 없는 자들이 나라를 운영한답시고 우왕좌왕하는 사이 글로벌을 넘어 유니버설 호구로 전락해 가는 우리 조국의 모습이 참담합니다. 그래도 지지하는 사람들 참 대단합니다. 국민이 아니라 백성으로 살아가고 싶은 '고전주의자'들이 아닐 수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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