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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May 01. 2023

일상의 논어 <위령공衛靈公9>-위인爲仁


子貢問爲仁 子曰 工欲善其事 必先利其器 居是邦也 事其大夫之賢者 友其士之仁者

자공문위인 자왈 공욕선기사 필선리기기 거시방야 사기대부지현자 우기사지인자


-자공이 인의 실천에 대해 묻자 공자가 말했다. "장인이 일을 잘하고자 할 때는 반드시 먼저 연장을 예리하게 손질하듯, 어느 나라에 있든지 대부들 가운에 현자를 섬기고 선비들 중 인한 사람과 사귀거라."



비유가 적절한 지의 여부는 차치하고 공자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간명합니다. 인을 실천하려면 먼저 인을 실천할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지요. 


장인이 하는 일이 인의 실천이라면 도구를 날카롭게 벼리는 것은 인의 실천이 가능한 상태를 만드는 것입니다. 무딘 연장으로는 바라는 결과물을 얻을 수 없듯, 인의 실천이 불가능한 상황에 스스로를 밀어 넣고서 인한 행위를 할 수는 없으니까요. 


정치인이 될 자공이기에 그에 맞는 조언을 건네 준 것입니다. 좋은 정치인은 철저히 공익을 추구하고, 나쁜 정치꾼은 오로지 사익만을 탐합니다. 후자의 사람들과 사귀면서 나라와 국민을 위할 수는 없는 것이지요. 인의 실천은 말장난에 불과하게 됩니다. 


의로운 정치인이 내는 메시지는 간결하고 분명합니다. 오해의 소지 없이 국민에게 전달되도록 작성되지요. 불의한 정치꾼의 그것은 장황하고 모호합니다. 전달하고자 하는 알맹이가 없으니 변죽만 울리지요. 메시지마다 분란을 일으키고 다시 새로운 메시지로 그 분란을 덮으려다가 갈등만 증폭시킵니다.  


이런 짓을 정치라고 인정한다면 나라는 망하게 되어 있습니다. 모든 정치적 행위에는 의도가 담겨 있기 마련이니까요. 이 정권의 말과 글에서는 '나라를 망하게 해서라도 나는 살아 남겠다'는 의도가 너무도 선명히 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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