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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May 11. 2023

일상의 논어 <위령공衛靈公20>-구저기求諸己

子曰 君子求諸己 小人求諸人

자왈 군자구저기 소인구저인


-군자는 잘못을 자기에게서 찾고 소인은 타인에게서 찾는다.



앞에서도 여러 번 소개한 바 있는 유명한 구절입니다. 


살다 보면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 것이 인생입니다. 돈 버는 일도 그렇고 인간 관계도 그렇지요. 어리석은 선택으로 큰 손실을 입거나 마음에도 없는 실언으로 사람을 떠나 보내고 후회한들 소용없습니다. 다시 마음을 다잡고 앞을 바라봐야 합니다. 


모든 것이 마음먹기에 달려 있다는 사실을 누구나 잘 알고 있습니다. 일체유심조. 모든 고통이 집착에서 온다는 불교의 진단은 그래서 옳습니다. 집착을 끊어 내고 부질없는 감정의 파편들을 먼지처럼 바람에 흩어 보내야 한다는 것을 안다면 방법은 하나, 결과의 원인을 모두 내게로 돌려야 합니다. 타인에게서 원인을 찾는 한 집착은 끊어지지 않고 활로는 열리지 않는 법입니다. 


세상이 나의 능력과 큰 뜻을 알아주지 않아도 공자는 근심하지 않고 자신의 길을 걸어갔습니다. 부족한 것은 언제나 나입니다. 흔들리는 마음을 가만히 지켜보면 생각이 자꾸만 과거로 향하고 있음을 알아챌 수 있지요. 과거로 돌아가 인생을 재편할 길은 없습니다. 과거가 현재의 발목에 옭아 놓은 쇠사슬을 단호히 자르는 시도 속에서 우리는 점차 평상심을 회복하고 유지할 수 있을 것입니다. 


우리 마음속에는 저마다의 글귀가 쓰인 깃발이 하나씩 있습니다. 마음 안에서 부는 바람을 멈추어 더는 나부끼지 않는 깃발을 갖게 될 때 우리는 마침내 그 깃발에 적은 뜻을 이룰 수 있을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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