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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May 13. 2023

일상의 논어 <위령공衛靈公22>-불이인폐언不以人廢言

子曰 君子不以言擧人 不以人廢言

자왈 군자불이언거인 불이인폐언


-공자가 말했다. "군자는 말로 사람을 추천하지 않았고, 사람으로 말을 막지 않았다."



언변이 유창하고 말의 내용이 빼어나다고 해서 그것만으로 사람을 인정하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공자는 기본적으로 말 잘하는 사람을 탐탁히 여기지 않았지요. 말을 제쳐두고 한 사람의 인격과 자질, 성장 가능성을 두루 살폈다는 것입니다. 


아울러 사람의 출신, 스펙, 외모, 지위 따위에 의거하여 말할 권리를 부여하거나 의견을 청취하거나 반대로 권리를 박탈하거나 의견을 묵살하지 않았다는 것이지요. 


권력자와의 사적 인연이 최고의 등용문이 된 세상에서 불편부당한 인사의 원칙은 무너진지 오래입니다. 관계로 사람을 천거하고 사람에 따라 말할 자유를 단속하는 검찰 통치의 시대를 우리는 살고 있습니다. 


두려움은 인간의 그릇을 작게 만들지요. 그것을 이겨 내고 말하고 쓸 때 시대의 어둠이 걷히는 날은 서둘러 다가옵니다. 위장된 폭력적 자유에 길들여지지 말고 우리 본연의 자유를 굳건히 지켜가야 합니다. 


밥그릇을 지키려는 침묵은 우리 모두의 자유를 질식시키고 말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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