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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Jun 19. 2023

일상의 논어 <양화陽貨5>-위동주爲東周

公山弗擾以費畔召 子欲往 子路不說 曰 末之也已 何必公山氏之之也 

子曰 夫召我者 而豈徒哉 如有用我者 吾其爲東周乎

공산불요이비반소 자욕왕 자로불열왈 말지야이 하필공산씨지지야 

자왈 부소아자 이기도재 여유용아자 오기위동주호 


-공산불요가 비 땅을 근거로 발호한 뒤 초청하자 공자가 가고자 하였다. 자로가 못마땅해하며 말했다. "가실 곳이 없으면 그만이지 하필 공산씨에게 가려 하십니까?" 

공자가 말했다. "나를 부르는 사람이 어찌 공연히 그러겠느냐? 나를 써 주는 사람이 있다면, 나는 그곳을 동쪽의 주나라로 만들 것이다." 



공산불요는 양화와 함께 계씨 집안의 가신이었다가 반란을 일으킨 자입니다. 양화를 피했던 공자가 공산불요의 초빙에는 응하려 하니 자로의 기분이 좋을 리 없습니다.  


양화와 달리 공산불요는 대화가 통하는 인물이었을까요? 공자의 말을 들어보면 꼭 그런 것은 아닌 것 같습니다. 공산불요의 됨됨이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은 채, 다소 황당한 자신감만 피력하고 있으니까요. 


공자 스스로 자신의 능력에 대한 확신을 갖는 것이야 비판할 대상은 아니지요. 하지만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누구든 상관없이 자신의 이상을 실현할 수 있다는 생각이라면 애초에 양화의 손을 잡지 않을 이유가 없어 보입니다.    


우리는 공자의 말에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아무리 성인과 같은 존재라고 해도 멍청하고 탐욕스러우며 사악한 리더 아래에서 능력을 발휘할 수는 없습니다. 바른 소리하다가 목이 달아나지 않으면 다행일 뿐이지요. 


지금 이 나라의 관료와 공무원들이 날마다 온갖 뻘짓을 하는 이유가 무엇이겠습니까? 리더의 눈밖에 나지 않아야 자신의 자리를 보전할 수 있기 때문이겠지요. 단언컨대, 공자가 살아 돌아와 지금 이 나라 리더의 쓰임을 얻는다 해도 그는 결코 이 정권 하에서 이상 국가를 건설할 수 없습니다. 오직 리더다운 리더와 함께할 때 바른 인재들의 역량은 성과를 내는 법이니까요. 






* 리더다운 리더의 연설은 이래야 합니다.


https://www.youtube.com/live/qjgpbHH8xEY?feature=sha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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