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님과 개의 이야기가 사람들의 감성을 자극해서인지 어느 순간부터 암자에 사람들이 바글바글 대기 시작했다. 나이 든 여인네들은 자원봉사단을 조직하여 날마다 두 명씩 이른 아침에 찾아와 하루 먹거리를 해놓고 선방이며 암자 주위를 깨끗이 청소해 주었고, 단순히 두 존재에 대한 호기심으로 찾아온 사람들은 연신 스마트폰 셔터를 누르다가도 누가 만들었는지 알 수 없는 시주함에 동전을 넣고 떠나는 것을 잊지 않았다. 지폐를 넣고 싶어도 그럴 수 없었던 이유는 시주함의 상단에는 100원짜리 동전이 겨우 들어갈 만큼의 작은 구멍만 뚫려 있을뿐더러 그 옆에는 친절하게도 ‘100원 이하의 동전만 넣어주세요’ 라고 큼지막하게 적혀 있었기 때문이었다.
온갖 매체들의 기자들이 찾아와 스님과 인터뷰를 시도했지만 편재 스님은 그럴 때마다 희미한 미소를 지을 뿐이었다. 모든 기자들은 그 미소를 취재는 허락하지만 인터뷰는 사양하겠다는 신호로 해석했고, 멀리서 둘이 함께 있는 모습을 카메라에 담느라 여념이 없었다. 특히 때로는 늠름한, 때로는 순박한, 때로는 진중한, 때로는 유쾌한, 때로는 귀여운 표정의 개 사진이 매체에 게재된 후로 개의 인기는 하늘을 찌를 만큼 치솟아 올랐다. 그리하여 개와 함께 TV 연예프로그램에 출연하기만 하면 암자에 최신식 보일러를 놔주겠다, 산사의 겨울은 추우니 특별 제작한 혹한 전용 아웃도어 의류를 협찬하겠다, 아예 절을 새로 지어주겠다는 등 각종 제안이 끊이지 않고 밀려 들었는데 편재 스님은 물론 개의 표정에는 아무런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다.
그럴수록 사람들의 마음은 애가 타는 것이어서 저녁에도 수많은 인파가 밀려들어 어느새 편재 스님의 예불 시간에는 개 외에도 많은 신도들이 좁기 그지없는 선방이자 불당 안팎을 가득 메운 진풍경이 일상이 되어 버렸다. 그때마다 개는 편재 스님의 곁에 있는 은빛 몽둥이 옆에 바짝 붙어 뒷다리를 세우고 불상을 향해 앉은 모습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