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밍고들의 생존과 번영이 가능했던 것은 무엇보다 교육을 최우선으로 삼은 덕분이었다. 광대한 호수 곳곳의 안전지대마다 위치한 수많은 학교에서는 다양한 연령대의 청소년들을 위한 맞춤교육을 체계적으로 실시해 오고 있었다.
저학년 학생들에게는 천적으로부터 살아남는 법부터, 먹이를 잡는 법 등이 필수과목으로 지정되어 있었고,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성교육을 포함하여 적절한 가족계획의 중요성과 미용, 패션에 대한 강의가 주를 이루었다.
따라서 저학년들은 빨리 고학년이 되어 고학년으로서 배워야 할 것을 배우는 것이 목표였고, 고학년들은 빨리 성인이 되어 배운 것을 활용해보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졸업을 앞둔 플랩에게 남은 마지막 강좌는 조문학(鳥文學)이었는데 수강을 하지 않으면 절대 졸업장을 주지 않는다는 것으로 악명이 자자했다.
학점을 받기가 만만치 않은 과목이었는데 조문학을 통과하지 못한다는 것은 곧 졸업을 할 수 없기 때문에 사랑을 나눌 짝을 만날 권리를 갖지 못하게 된다는 의미였다. 이것은 혈기왕성한 플라밍고들에겐 재앙과도 같은 일이 아닐 수 없었다.
조문학을 통과하지 못하여 유급에 처할 경우 한 번의 재수강 기회가 더 주어졌다. 만일 두 번째에도 탈락한다면 그것은 곧 만야라 호수를 떠나야 한다는 뜻과 같았다. 조문학에 낙제함으로써 책임감 있는 어른의 자격을 갖추었음을 증명하는데 실패한 플라밍고가 짝을 지어서는 안 되는 영원한 아이라고 낙인 찍힌 다음에도 만야라 호수에 머물기는 사실상 불가능한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조문학이 도대체 무엇인지에 대해서는 졸업장을 타는데 성공한 선배 플라밍고들도 뭐라고 자신 있게 말하지 못했다. 다만 그것 덕에 삶을 어떻게 살아야 할지, 세상을 어떻게 바라봐야 할지에 대해서 나름 생각하게 되었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조문학 강의 내용이 가슴 속에 자리잡게 된 이후로는 막연한 두려움도 근거 없는 우울함도 모두 사라지고 마음이 평온해졌다고 했다.
지긋지긋하게 슬픈 추억이 서려 있는 빌어먹을 놈의 호수였기 때문에 날마다 이곳을 영원히 떠나 버리고야 말겠다는 생각으로 가득 차 있었던 플랩에게는 어차피 들을 필요가 없는 수업임에 분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