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 가로등

by 오종호

유리창에 나무 그림자가 어릿거리면

가로등이 깨어날 시간이 된 거죠.


저마다의 지혜의 폭, 딱 그만큼

웃음 주고받고 사랑을 나눈 오늘처럼

주황색 불빛들은 드문드문 고개 밀고 서서

제 하나씩만의 저녁을 감싸주고 있지요.


당신의 귀갓길에 끼어들어 산란하는

도시의 빛들이 뿜어내는 오기 서린 저 난삽함.


나는 자랑 따위는 입을 줄 모르는

저 맨몸의 가로등 하나로

당신의 시선에 힘이 되는 꽃빛으로 피어

곁에서 나란히 달려가고 싶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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