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는 이른 나이에 자영업에 뛰어들었지만 그의 꿈은 코로나19 팬데믹이라는 암초를 만나 좌초했다. 학벌에 대한 콤플렉스가 있었던 그에게 창업은 숙명적인 선택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정작 그의 재능은 다른 분야에 있었다. 그는 증권사가 개최하는 투자대회에서 두 번 입상했다. 이제 삼십 줄에 접어드는 그의 소망은 증권사에 취직하는 것이다.
C에게는 돈의 흐름을 읽는 탁월한 감각이 있다. 타고난 분석, 검증, 판단 능력에 전문 분야 지식에 대한 체계적 학습이 더해지면 그는 혜안을 갖춘 훌륭한 투자가로 성장할 것이다. 그의 잠재력은 발굴되기를 기다리고 있는 원석처럼 묻혀 있는 중이다.
다만 그에게는 과제가 있다. 대학 간판이라는 흙을 끌어다 자신의 밝은 빛을 스스로 덮고 있는 어리석음에서 벗어나야 한다. 학창 시절의 성적에 따라 획득 우선권이 주어지는 대학 이름 따위는 진정한 공부와 무관한 것이니까. 그것은 사람이라는 광산이 품고 있는 보석을 설명해 주지 못하니까.
진짜 공부는 대학이나 대학원에서 끝나지 않는다. 그때부터 시작이다. 나이 들어서도 대학 간판을 등에 지고 졸업장을 이마에 붙인 채 특별한 존재라도 되는양 거들먹거리는 자들에게서는 아이 냄새가 난다. 영혼이 덜 익었기 때문이다. 간판을 차지한 것으로 공부를 끝냈다고 믿는 자들은 또 다른 간판 사냥 외에 달리 뜻을 두지 않는다. 그런 자들의 일시적 성공을 보며 그것의 근거를 간판이라고 착각하지 말아야 한다. 그런 성공은 오래가지 못한다. 오히려 더 큰 실패를 예비하고 있는 불행한 성공에 다름 아니다. 깃털처럼 가볍고 시궁창처럼 썩은 영혼으로는 사람들 위에 오래 머무를 수 없는 법이다. 그 누구도 하수구 냄새 나는 깃털의 가짜 무게에 영원히 짓눌려 살아가기를 원치 않기 때문이다.
당당하게 실력을 쌓아 있는 그대로의 자신으로 승부에 임해야 한다. 간판을 방패처럼 내걸고 그 뒤에 하찮은 영혼을 숨기는 비겁자들을 흉내 내지 말아야 한다. 내 안에서 자연스레 뿜어져 나오는 빛과 향기를 신뢰해야 한다.
<<대학>>에 '심광체반(心廣體胖)'이라고 했다. '부는 살림을 풍부하게 하지만 덕은 몸을 윤택하게 한다. 마음이 너그러워지면 몸에 살이 오르기에 군자는 뜻을 진실되게 한다'는 구절에 들어 있다. 마음이 넓어지면 스트레스 받는 일도 없어지고 웬만한 역경은 담담하게 대할 수 있는 법이다. 마음에 아름다운 뜻을 지닌 사람은 그 뜻을 이루기 위해 정성을 다한다. 정성은 거짓과 위선을 거부한다. 광부의 무심한 곡괭이질을 믿는다.
C가 몸에 묻은 흙을 툭툭 털고 그 아래에 감춰져 있던 자신의 금광을 발견할 수 있기를, 그 안의 황금을 찾아 속흙을 향해 곡괭이를 내리치기 시작하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