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

by 오종호

死生 命也 其有夜旦之常 天也 人之有所不得與 皆物之情也

사생 명야 기유야단지상 천야 인지유소부득여 개물지정야


- 죽고 사는 것은 운명이다. 그것은 밤과 아침의 일정함처럼 하늘이 하는 일이다. 사람이 어찌할 수 없는 일이 있으니, 다 만물의 사정이 그러하다. - 대종사(大宗師)



<<장자>> 제6편의 제목은 '대종사'입니다. '위대한 스승' 정도로 번역할 수 있겠습니다.


장자는 하늘이 하는 일과 인간이 하는 일을 알 때 지극한 경지에 오른다고 말합니다. 인간이 하늘이 하는 일을 전부 알 수는 없지요. 인간은 먼저 인간이 하는 일을 알고자 배우고 익혀야 합니다. 일정 수준의 지식을 축적해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 위에 펼쳐지는 인간의 일을 자신의 눈으로 이해하고 자기의 생각으로 판단할 수 있으니까요.


하늘이 하는 일을 아는 데는 지식 이상의 것이 요구됩니다. 눈이 아니라 마음으로 볼 수 있어야 하고, 생각을 넘은 사유 능력이 있어야 합니다. 장자에 따르면 하늘의 일을 관장하는 것은 도(道)이기 때문이지요. 노자가 말했듯이 그것은 인간의 언어로는 규정할 수 없는 것입니다. 도를 깨닫기 위해 인간에게 필요한 것은 인간의 언어에 구속되지 않은 열린 마음과 성숙한 영혼입니다. 인간이 우주 만물의 척도라는 오만함을 버리고 하늘의 음성에 귀를 기울일 때 비로소 인간의 내면에 지혜가 깃들기 시작합니다. 하늘은 도라는 궁극의 진리를 품고 있는 한 권의 책과 같습니다.


인간이 만든 지식의 상당은 오히려 인간에 대한 이해를 왜곡하는데 쓰입니다. 그래서 지혜가 더욱 필요합니다. 인간의 깨달음을 방해하는 위장된 지식을 변별할 수 있는 능력은 지혜를 통해 길러지니까요. 이것은 장자가 말하는 분별심과는 다릅니다. 지식다운 지식을 가릴 수 있을 때, 우리는 세상에서 벌어지는 인간의 일을 날카롭게 통찰할 수 있습니다. 권력에 기생하여 이익을 꾀하려는 자들이 언론인과 지식인의 탈을 쓰고 벌이는 가짜 지식의 향연에 취해 있는 한, 인간은 하늘의 일을 알기는커녕 인간의 일을 하늘의 뜻과 어그러지게 만드는 자들의 손아귀에 휘둘리는 꼭두각시처럼 살아갈 따름입니다.




고 이선균 배우의 죽음은 세밑을 보내는 우리의 가슴을 시리게 했습니다. 새해 벽두에 날아든 이재명 대표의 피습 사건은 우리의 가슴을 덜컥 내려앉게 만드네요. 타인의 목숨을 수단화하는 모든 시도는 하늘의 뜻을 정면으로 위배하는 짓입니다. 반드시 하늘로부터 처절하게 응징 받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