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망

by 오종호

누명을 쓴 채 종신형을 선고 받고 감옥에 갇힌 한 청년. 그는 옆방의 노인과 가까운 사이가 된다. 그의 사연을 들은 파리아라는 이름의 늙은 신부는 격언 하나를 들려 준다. ‘범인을 찾으려거든 그 범죄로 이득을 얻는 자를 찾으라.’ 신부 덕에 자신을 모함한 자들을 추리하게 된 청년 에드몽 당테스는 훗날 몬테 크리스토 백작으로 변신하여 복수에 성공한다.


의회 다수당 대표이자 다음 대선의 유력 후보인 이재명에 대한 암살 미수 사건은 파리아 신부가 말한 이 격언을 떠올리게 한다. 살인 미수범은 검거되었으나 그의 '이익'은 특정되지 않았다. 그가 그의 행동으로 거둘 것으로 기대되는 이익이 밝혀지지 않으니 그의 범행 동기 역시 오리무중이다. 경찰도 언론도 신뢰할 수 없는 시대인 만큼 멀어 보이는 진실 규명의 길 앞에서 의혹의 눈초리를 거두기란 어려운 일이다.


일등항해사였던 당테스에게는 약혼녀 메르세데스가 있었다. 항해 중 사망한 선장의 후계자가 된 당테스를 질투한 배의 회계사 당글라르는 메르세데스를 흠모하는 페르낭을 부추겨 당테스에게 나폴레옹파 스파이의 누명을 씌운다. 건수가 필요했던 검사 빌포르는 당테스를 제물로 삼는다. 이들의 기대 이익은 그의 몰락을 통해 그의 지위와 연인을 가로채고, 출세하는 것이었다.


이재명은 투사다. 그는 기득권과 타협하지 않는다. 불의를 용납하지 않는다. 그는 강자들이 부당한 방식으로 지배하는 나라의 모순을 타파할 권한을 갖기 위해 정치에 투신했다. 그의 삶은 그가 그 권한을 가질 때 무슨 일을 할지 선명하게 보여 준다. 그가 용서와 화합이라는 김대중과 노무현의 길 대신 척결과 타파의 칼을 휘두를 것을 확신한 기득권층이 그에게 정치적, 사회적 죽음을 선고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음을 정상적인 국민이라면 다 안다. 그의 몰락을 바라는 자들의 기대 이익은 생존과 번영이다. 이재명에게 권력이 돌아가는 한, 그들은 이기기 어려운 싸움에 직면하게 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그의 정치적 생명을 노린 사법의 칼날과 그의 물리적 목숨을 벼른 범죄자의 칼날은 달라 보이지 않는다.


21세기 첨단 문명의 시대에도 수구 집단의 정치는 잔인하다. 친일 세력과 군사 독재의 무리는 사리사욕을 위해 반대 진영의 지도자들을 탄압하고 죽였다. 그 반대의 경우는 일어난 적이 없다. 그들을 뿌리로 삼고 있는 수구 기득권 집단에게 정정당당한 경쟁의 개념은 존재하지 않는다. 정적을 제거하고, 국민을 세뇌하여, 대대손손 권력을 향유할 수만 있다면, 그들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일본의 속국이 되어서라도, 전쟁을 일으켜서라도, 권력을 가질 수만 있다면 그들은 그렇게 하고도 남을 자들이다. 역사는 거짓말을 하지 않고, 피는 바뀌지 않는다.


은행장 당글라르, 메르세데스와 결혼한 백작 페르낭, 검찰총장 빌포르. 그들의 화려한 삶은 몬테 크리스토에 의해 파멸한다. 몬테 크리스토는 인간의 지혜가 다음 두 마디에 다 들어 있다고 말한다. '기다려라, 그리고 희망을 가져라.'


나는 기다린다, 그리고 희망을 갖는다. 복수와 응징의 날을. 그렇게 우리 정치가 맑아지는 날을. 이재명의 날을. 그 날을 위해 하늘은 이재명을 단련시키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