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귀

by 오종호

今也以天下惑 予雖有祈嚮 不可得也 不亦悲乎... 高言不止於衆人之心 至言不出 俗言勝也... 今也以天下惑 予雖有祈嚮 其庸可得邪

금야이천하혹 여수유기향 불가득야 불역비호... 고언부지어중인지심 지언불출 속언승야... 금야이천하혹 여수유기향 기용가득사


-지금은 천하가 길을 잃어 '내'가 아무리 추구하는 바가 있어도 얻을 수 없으니 또한 슬프지 않은가?... 고상한 말이 대중의 마음에 이르지 못하고 지극한 말이 나오지 않는 것은 속된 말이 이기기 때문이다... 지금은 천하가 길을 잃었으니 '내'가 아무리 추구하는 바가 있다 한들 그것을 어찌 얻을 수 있겠는가? - 천지(天地)



장자는 말합니다. 자신이 어리석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크게 어리석은 것이 아니지만, 정말 어리석은 자는 자기가 어리석다는 사실을 평생 깨닫지 못한다고.


세 사람이 길을 갈 때 한 사람만 길을 헷갈린다면 나머지 두 사람의 힘으로 목적지를 향해 나아갈 수 있겠지만, 두 사람이 길을 잃는다면 한 사람이 아무리 제 길을 안다고 해도 바른 방향으로 걸어갈 수 없겠지요. 어리석은 자들이 다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 예를 들며 장자는 온 세상이 다 길을 잃은 것과 같기에 뜻 있는 개인들의 힘만으로는 넘어설 수 없는 현실적 한계에 안타까워합니다.


스스로 어리석은 줄 모르는 멍텅구리가 권력자라는 이유로 되지도 않는 소리를 늘어놓고, 그에 아첨하면서 이익을 얻는 무리가 우중(愚衆)을 현혹하는 국가에서는 시간이 갈수록 희망이 고갈되는 법입니다. 안 될 것을 알면서 억지로 하는 것 역시 어리석음의 소산이기에 속세에서 벗어나 무위의 삶을 살라는 것이 장자의 입장이지요. 하지만 국민이 주인이고 권력자는 그저 국민이 위임한 시한부 통치권을 행사하는 자에 불과한 현 시대에는 타당하지 않은 조언입니다.


다행히 온 천하가 길을 잃은 것은 아니요 우중의 비율은 30% 수준에 그치고 있으니, 지레 희망을 버리고 나라를 포기할 이유는 없습니다. 간사한 언론에 세뇌된 '생각 짧은' 사람들을 설득하고 다가오는 총선에서 세상을 바꿀 투표를 독려한다면 이 나라는 다시 목적지로 이어진 길로 들어설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