對面共話 心隔千山
대면공화 심격천산
- 얼굴을 맞대고 함께 대화하고 있어도, 마음은 천 개의 산만큼 떨어져 있구나. - <<명심보감>> 성심편(省心篇)
사람과 사람은 인연으로 만난다. 선연이든 악연이든, 서로가 공유한 시공 속에서 마주치는 것으로 관계는 시작된다. 알튀세르나 들뢰즈나 마주침을 우발적으로 인식했으나 나의 생각은 다르다. 우연은 없다. 대부분의 인간에게 우연성 속에서 필연성을 읽어 낼 능력이 결여되어 있을 뿐.
사람과 사람은 헤어진다. 인연이 다 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최종적인 것인지, 차후에 새로운 인연으로 이어질 것인지만 남는다. 어떤 인연은 쇠심줄처럼 질기고, 어떤 인연은 국수 면발처럼 단번에 끊긴다. 오랜 인연이나 짧은 인연이나 저마다의 사연과 후유증을 남긴다. 누군가는 그것을 알찬 미래를 위한 소중한 원료로 사용하고, 누군가는 스스로의 발목을 묶는 쇠사슬로 쓴다.
지혜로운 사람이라면 자신과 타인 사이에 놓인 천 개의 산을 헤매고 다니지 않는다. 산에서 내려와 자신의 길을 걸어간다. 성숙한 사람들은 언제나 그 길에서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