酒食兄弟 千個有 急難之朋 一個無
주식형제 천개유 급난지붕 일개무
- 술과 음식을 먹을 때는 형제가 되는 사람이 천 명이나 있어도, 급하고 어려운 일을 당할 때 친구가 되어 주는 사람은 한 명도 없다. - <<명심보감>> 교우편(交友篇)
'어려울 때 친구가 진짜 친구다'와 '술친구는 친구가 아니다'는 우정의 속성에 대한 가장 흔하면서도 적확한 말일 것입니다.
진정한 친구지간에 필요한 요소를 딱 하나만 고르자면 그것은 선의입니다. 상대가 잘 되기를 바라며, 상대가 잘 될 수 있도록 기여할 수 있는 바를 생각하고 실천하기를 지속하는 일, 그것이 선의입니다. 따라서 만일 친구가 경제적 어려움에 허덕이거나 심지어 파산하는 경우 등 의도하지 않았던 상황에 처한다면 그때야말로 상대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을 행동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가장 정확한 시점이라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보통의 인간은 자신의 성공이 분출한 도파민에 중독되어 위세를 떠는 일은 잘해도 곤궁함을 겪고 있는 친구를 찾아 함께 희망을 만드는 일에는 게으른 법입니다. 그들은 언제나 눈앞의 이익을 계산하느라 바쁘기 때문이지요.
그래서 상호 선의를 가진 친구, 이해타산적이지 않은 친구를 가려내는 눈이 있어야 하고, 동시에 진정한 친구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자질과 역량을 갖추어야 합니다. 마르크스와 엥겔스의 우정이 좋은 예가 될 것입니다. 물론 마르크스가 되는 것보다 엥겔스가 되는 길이 상대적으로 쉽겠지요. 물질에 연연하는 작은 마음으로는 큰 친구를 가질 수 없음은 당연합니다.
현재의 물질 크기라는 결과를 평가 기준으로 삼아 배우자도 버리고 가까운 친구도 외면하는 수준을 가진 인간이 얼마만큼의 성취를 거둘 수 있을까요? 인간은 결국 자기 그릇만큼, 자기 실력만큼 이루게 되는 존재자입니다. 인생의 한 부분으로 사람을 재단하는 한, 자기 역시 그런 대상이 된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합니다. 누구나 인생 전체를 성취의 원료로 쓰고 있다는 사실을 잊지 않는 한, 우리는 소중한 벗을 잃는 우를 범하지 않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