其疾如風 其徐如林 侵掠如火 不動如山
기질여풍 기서여림 침략여화 부동여산
- 빨라야 할 때는 바람같이, 느려야 할 때는 숲같이, 쳐들어갈 때는 불같이, 움직이지 않을 때는 산같이. - <<손자병법>>
증자는 공자의 도가 '충서(忠恕)'로 귀결됨을 알고 있었습니다. 그가 공자의 후계로 낙점된 이유이지요. (참고: https://brunch.co.kr/@luckhumanwork/900)
운명의 이치에 대해 탐구한 입장에서 저는 모두에게 '진퇴(進退)' 한 단어를 남기고 싶습니다. 인간에게는 나아갈 때와 물러날 때가 정해져 있습니다. 머물러야 할 때 나아가면 패망하기 쉽고, 적극적으로 달려야 할 때 머뭇거리면 성취가 작습니다.
인생 경영이든 회사 경영이든 손무가 말한 대로 '풍림화산'의 경지를 자유자재로 구사하기란 어려운 일입니다. 소수의 천재들에게나 가능한 일이지요. 하지만 진퇴의 이치를 알면 의사결정이 수월해집니다. 바람을 거슬러 날고 물길을 거슬러 헤엄치면 날개가 부러지고 지느러미가 찢어지는 법이지요. 진퇴의 이치를 안다는 것은 하늘이 정한 순리를 따를 능력을 갖추었다는 의미입니다. 이 이치를 아는 사람만이 흐름을 읽는 혜안과 외물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마음을 확보하게 됩니다.
손무는 속전속결을 추구합니다. 그러나 전쟁의 양상이라는 것이 늘 계획한 대로 흘러갈 수는 없지요. 그래서 그는 '우직지계(迂直之計)'를 말합니다. 때로는 돌아가는 것이 더 빠른 길이라는 것입니다. 그가 우직지계 앞에 한 말이 '후인발 선인지(後人發 先人至)'입니다. 요즘식으로 말하면 '남보다 늦게 출발해도 남보다 먼저 도착한다'는 뜻입니다. 그러니 동기나 후배에 밀려 승진에서 누락되거나, 대입 시험에서 두세 번 떨어졌다고 하늘이 무너진 것처럼 살지 말아야 합니다. 전세 사기를 당하거나 사업에 실패한 경우라도 분노하고 좌절한다고 일이 해결되지 않습니다. 불행과 고난의 길에서는 다른 사람들이 알지 못하는 커다란 깨달음을 만나기 마련이고, 그것은 나를 비범하게 성장시켜 주는 동력으로 작용합니다.
더 중요한 점은 인생을 전쟁같이 살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보다는 장자가 말하는 '소요유(逍遙遊)'의 삶을 추구해야 합니다. 내가 좋아하는 길을 찾아 소풍 가듯 설레는 마음으로 날마다 걸어가야 합니다. 세상이 변칙과 반칙이 난무하는 전쟁터 같아도 그 안 어딘가에는 좋은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고요한 숲 속 같은 영역이 있는 법입니다. 당신의 영혼이 갈망하는 그곳을 잘 찾아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