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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Jul 16. 2024

합종연횡, 소진과 장의-6

사마천의 사람들

소진에게 모욕 당한 장의, 진나라로 향하다. 



소진과 함께 귀곡자에게 종횡술을 배운 위나라 출신의 장의는 부푼 꿈을 안고 유세를 떠난다. 


초나라 재상과의 술자리를 기분 좋게 마치고 물러나 쉬고 있던 장의는 난데없이 끌려가 몽둥이 찜질을 당한다. 술자리에서 없어진 재상의 옥 액세서리를 훔쳤다는 죄목이었다. 장의가 억울해 하며 끝까지 범행을 부인하자 그들은 장의를 방면한다. 초주검이 된 장의를 측은하게 바라보는 그의 아내. 장의가 묻는다.


"내 혀가 아직 붙어 있소?"

"말하는 것을 보니 붙어 있네요."

"그럼 됐소."


어느 날, 장의에게 한 사람이 찾아와 말한다.


"장 선생, 당신은 원래 소진과 절친 아니었소? 소진은 지금 잘나가고 있는데 왜 찾아가서 부탁하지 않는 거요? 당신도 정치를 해야 할 것 아니오?"


그가 소진이 보낸 사람임을 알 리 없던 장의는 소진이 있는 조나라로 향한다. 막 조나라 왕을 설득하여 합종책을 추진하려는 소진에게는 진나라에 등용되어 자신의 뜻대로 진나라를 움직여 줄 사람이 필요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장의 만한 인물이 없었기에 계획적으로 사람을 보낸 것이었다. 


조나라에 도착하여 소진을 만나기를 청한 지 며칠이 지나서야 어렵사리 소진의 얼굴을 보게 된 장의. 소진은 높은 자리에 앉아 장의를 경멸하는 눈빛으로 내려다보며 말한다. 


"자네의 그 보잘것없는 재능이 자네를 이리 초라하게 만들었구만. 내 조나라 왕께 건의하여 자네를 어찌 부귀하게 만들지 못할까마는 자네 같은 사람은 그럴 가치도 없네." 


가까운 친구에게 큰 모욕을 당한 장의는 얼굴이 시뻘겋게 달아오른 채로 물러나며 복수를 다짐한다. 소진의 실권을 위해 조나라를 위기에 빠뜨리려면 진나라의 힘을 활용하는 것밖에 없다는 결론을 내린 그는 씩씩거리며 진나라를 향해 걸음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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