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한 주역 <3.수뢰둔괘水雷屯卦>-구오

물질적으로 힘에 부치는 시기다. 하지만 마음은 베풀 수 있다.

by 오종호



九五 屯其膏 小貞吉 大貞凶

象曰 屯其膏 施未光也

구오 둔기고 소정길 대정흉

상왈 둔기고 시미광야


-베푸는 데 어려움이 있다. 단기간이면 길하지만 장기간이면 흉할 것이다.

-둔기고는 베풂이 빛나지 않는 것이다.



'고膏'는 '기름'이라는 뜻입니다. '백성의 고혈膏血을 빨아먹는 탐관오리' 할 때의 그 고입니다. 은혜, 혜택으로 의미가 확장됩니다. 직역하면 '그 혜택에 어렵다'는 얘기니 베풀기에는 사정이 좋지 않다는 것입니다. 수뢰둔괘는 일의 초창기에 수반되기 마련인 고난에 대해 얘기하는 괘입니다. 물질이 풍요롭지 않습니다.


<설괘전> 5장에 감괘에 대해 이렇게 얘기했습니다. '萬物之所歸也 故曰勞乎坎 만물지소귀야 고왈노호감 / 만물이 돌아가는 곳이다. 그래서 감에서 위로한다고 말했다.' 외괘 감괘에서 베풂의 의미가 나오는 이유이며, 공자가 <소상전>에서 친절하게 베풀 시(施)로 풀어서 설명해 주었습니다.


구오가 동하면 외괘가 곤괘가 됩니다. <설괘전> 11장에 곤괘를 '곤위인색坤爲吝嗇, 곤괘는 인색함이 된다'라고 한 대목이 있습니다. 감괘의 베풂을 실천하고자 하나 넉넉하지 않아 아낄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말해줍니다. 또한, 외괘 감괘가 외호괘 간괘로 막혀 있는 상이니 감괘의 위로가 아래에 미칠 수 없게 됩니다. 외괘와 외호괘를 결합하면 39괘 수산건괘입니다. 말 그대로 산 넘고 물 건너며 고생하는 상이지요.


어려워 참고 견뎌야 하는 상황이 짧으면 그 기간 동안 성공을 견인하는 경험을 쌓고 인내심을 기르는 등의 긍정적인 요소가 있습니다. 하지만 너무 길면 지쳐서 자칫 패배주의에 휩싸이게 되며 희망을 잃게 되기 십상이지요. '소정길 대정흉'의 의미입니다.


일반적으로 주역의 대성괘에서 구오는 리더의 자리이지만 수뢰둔괘는 아직 진정한 리더가 되기엔 많은 시간이 남아 있는 초창기이기에 리더로서의 능력에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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