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한 주역 <8.수지비괘水地比卦>-구오

사람들을 배려하고 관용을 베풀라. 모든 사람에게 사랑 받으려 하지 말라.

by 오종호



九五 顯比 王用三驅 失前禽 邑人不誡 吉

象曰 顯比之吉 位正中也 舍逆取順 失前禽也 邑人不誡 上使中也

구오 현비 왕용삼구 실전금 읍인불계 길

상왈 현비지길 위정중야 사역취순 실전금야 읍인불계 상사중야


-친함을 드러낼 때 왕은 '삼구'를 쓴다. 눈앞의 새를 놓치는 것을 사람들이 경계하지 않으니 길할 것이다.

-친함을 드러내는 것이 길한 것은 자리가 중정하기 때문이다. 거스르는 것을 버리고 순응하는 것을 취하는 것이 '실전금'이다. '읍인불계' 하는 것은 윗사람이 중도로 통치하기 때문이다.



구오는 수지비괘의 주효主爻입니다. 득위하고 득중하여 중정한 자리입니다. 리더의 비比는 드러나야(顯) 합니다. 왕이 백성들을 위해서 무엇을 하는지 백성들이 알도록 해야 하는 것이지요. 실제로는 자기 이익만 취하면서 겉으로만 백성들을 위해 애쓰는 것처럼 하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레 알게 하는 것입니다. 흔히 '피부로 느끼다'라는 표현을 쓰지요. 그런 것입니다. 좋아하는 사람, 사랑하는 사람이 곁에 오면 긴장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싫어하는 사람, 혐오하는 사람이 다가오면 살갗부터 반응하지요. 소름이 돋습니다. 머리카락이 쭈뼛거립니다.


'백성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 '백성들과 친하게 지내고 싶다'는 마음을 드러낼 때 왕은 삼구를 쓴다고 했습니다. 삼구는 은나라의 시조인 탕왕湯王의 고사에서 유래한 말입니다. 삼구三驅는 '세 방향에서 몰다'의 뜻이지요.


사냥할 때 사방을 모두 막고 짐승들을 모는 것은 '걸리는 것은 모조리 잡아 버리겠다'는 탐욕을 드러내는 행위입니다. 이런 방식이 좋지 않은 이유는 사냥감을 몰살하는 무자비에 더해 사냥감을 놓쳤을 때의 문책을 암시하기 때문입니다. 한 곳이라도 뚫려서 짐승이 달아나면 그곳을 지키던 병졸들은 호된 벌을 받기 마련입니다. 이러니 왕의 사냥이라는 국가적 행사를 하는 것이 백성들 눈에 좋게 보일리 만무합니다. 백성들은 함께 놀지도 못하는데 자기들만 놀면서 자기들 사냥감 놓쳤다고 꾸짖고 때리기만 하니까 말입니다.


삼구는 한 방향을 열어 그쪽으로 도망가는 짐승들에게 자비를 베풀면서도 사냥감을 놓친 책임을 아무에게도 묻지 않겠다는 의사표현입니다. 국가에 필요한 행사는 해야겠지요. 국민들과 함께 즐기면 가장 좋겠지만 그렇게 하기 어렵다면 최소한 불편하게 하지는 말아야 합니다.


읍인邑人은 '마을 사람들'의 의미이지만 여기에서는 '마을'을 빼고 해석할 때 한결 자연스럽지요...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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