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조로웠던 일이 점차 막힌다. 먹고 사는 데는 지장 없으니 바르게 하라.
九三 无平不陂 无往不復 艱貞 无咎 勿恤 其孚 于食有福
象曰 无往不復 天地際也
구삼 무평불피 무왕불복 간정 무구 물휼 기부 우식유복
상왈 무왕불복 천지제야
-평평하기만 하고 기울어지지 않은 것이란 없다. 가기만 하고 돌아오지 않는 것도 없다. 어려울 때일수록 바르게 해야 허물이 없다. 근심만 하지 말고 믿음을 가지면 먹고 사는 데 복이 있을 것이다.
-가기만 하고 돌아오지 않는 것은 없다는 것은 하늘과 땅이 섞이는 것과 같다.
구삼은 내괘 건괘의 끝에 있습니다. 삼효가 늘 그렇듯 외괘 곤괘로 나아가는 지점이지요. 하늘과 땅이 섞이는 경계와 같습니다. 변화가 일어나는 지점입니다. 평탄한 길을 걷다 보면 머지않아 비탈진 길이 나타나는 법이고, 단풍 너머로 떠났던 여름도 어느새 다시 뜨거운 콧김을 내뿜으며 눈앞으로 다가오는 법입니다. 인간의 눈에는 하늘과 땅이 뚜렷이 나뉘어 있는 것 같아도 우주의 에너지는 천지를 끊임없이 오가며 세상을 자신의 질서 하에 두고 균형과 조화를 관장합니다.
작은 것은 가고 큰 것이 왔던 시절이 지나고 이제 다시 작은 것 음의 시대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어려운 때가 도래합니다. 행복은 짧고 고통은 긴 인생답게 말입니다. 힘든 날이 다가올 것이니 그럴 때일수록 바르게 하라고 얘기하고 있습니다.
구삼이 동하면 내괘는 태괘가 됩니다. 큰 것이었던 건괘가 깨지고 해가 지는 저녁을 뜻하는 태괘로 바뀌니 화려했던 시절이 저무는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