때가 왔다. 아랫사람들을 잘 이끌고 윗사람을 잘 보좌하여 뜻을 이루라.
九四 有命无咎 疇離祉
象曰 有命无咎 志行也
구사 유명무구 주리지
상왈 유명무구 지행야
-천명을 따르면 허물이 없을 것이다. 백성들도 하늘의 복을 받을 것이다.
-천명을 따르면 허물이 없다는 것은 뜻이 행해지기 때문이다.
'주疇'는 밭이랑이라는 뜻입니다. 내괘 곤괘에서 밭(田)의 의미가 나오지요. 곤괘 전체가 밭이니 초육, 육이, 육삼은 밭 고랑을 사이에 두고 두둑하게 흙을 쌓아 만든 이랑의 상이 됩니다. 즉, 패거리를 이루어 활개치고 다녔던 소인배들의 무리라는 뜻이 됩니다. 하지만 그들은 다름아닌 백성들입니다. 시대를 잘못 만나 정체성을 훼손 당하고 주체적인 삶을 살 수 없었던 백성들인 것입니다.
<설괘전> 11장에 '리위건괘離爲乾卦, 리괘는 건괘가 된다'고 했고 <설괘전> 7장에 '리괘는 '걸리는 것(리려야離麗也)'이라고 했습니다. 리괘의 물상 중에 태양이 있지요. 태양은 하늘에 걸려 있다는 것입니다. 구사부터 건괘의 시작이니 곤괘 위에 건괘가 걸려 있는 상이 됩니다.
'지祉'는 하늘이 내리는 복의 의미니 직역하면 백성들에게 하늘의 복이 걸리는 것입니다. 복을 받는 것이지요. 그 까닭은 육삼이 '감싼 것을 부끄러워했기' 때문입니다. 육삼의 각성에도 변화할 줄 모르고 육삼을 떠나지 못하도록 옭아맸던 초육과 육이에게도 어떤 변화가 생긴 것이 틀림없습니다. 과연 무엇일까요?
육삼은 구사와 상비相比 관계에 있습니다. 혼자 힘으로는 내괘 곤괘에서 빠져나올 수 없었는데 구사가 이끌어 주니 가능해집니다. 초육과 육이도 각각 구오, 상구와 정응하게 되니 육삼의 각성을 비로소 이해하고 하늘의 뜻에 동화됩니다... -하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