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수를 알고 자중하라.
九三 伏戎于莽 升其高陵 三歲不興
象曰 伏戎于莽 敵剛也 三歲不興 安行也
구삼 복융우망 승기고릉 삼세불흥
상왈 복융우망 적강야 삼세불흥 안행야
-우거진 풀숲에 군사를 매복시켜 두고 높은 언덕에 오르더라도 삼 년이 지나도록 일어나지 못할 것이다.
-우거진 풀숲에 군사를 매복시켜 둔 것은 적이 강하기 때문이다. 삼 년이 지나도록 일어나지 못할 것이니 어찌 행할 수 있겠는가?
구삼은 득위했으나 실중한 자리입니다. 중도를 모른 채 지나치게 강하기만 한 자입니다. 삼효는 외괘로 나아가려는 경계요, 좋은 의미가 나오기 힘든 자리라고 했습니다.
'복伏'은 내호괘 손괘의 상에서 나왔습니다. <설괘전> 7장에서 '손입야巽入也, 손괘는 들어가는 것이다'라고 했지요. 여기서는 '숨기다, 감추다'의 뜻으로 사용되었습니다.
'융戎'은 <설괘전> 11장의 '리위갑주離爲甲冑, 리괘는 갑옷과 투구가 된다'와 '리위과병離爲戈兵, 리괘는 무기가 된다'에서 나옵니다. 갑옷을 입고 병장기로 무장한 군사의 상이 됩니다. 따라서 '복융伏戎'은 군사를 매복시키는 것입니다. 천화동인괘를 잘 보시면 내호괘 손괘 속에 내괘 리괘가 들어가 있는 모습이 보이실 겁니다.
그런데 군사를 숨기는 장소가 '망莽'입니다. 구삼이 동하면 내괘가 진괘가 되니 내호괘 손괘와 함께 풀숲의 상을 만듭니다. 풀과 갈대, 나무가 어우러진 곳에 리괘 군사들을 잘 숨겨 놓은 모습입니다.
보이지 않게 군사를 잘 매복시켜 놓고는 높은 언덕에 오릅니다. 구삼이 동하면 내호괘가 간괘가 됩니다. '고릉高陵'은 이 간괘의 상에서 나옵니다. 구삼이 동하면 내괘가 진괘가 되니 언덕에 오른다(升)는 의미가 됩니다. <설괘전> 7장에서 '진동야震動也, 진괘는 움직이는 것이다'라고 했지요. 또한 언덕에 오르는 이유는 전투를 하기 위해서입니다. <설괘전> 5장에서 '전호건戰乎乾, 건괘에서 싸운다'고 했습니다.
구삼은 왜 군사를 매복시키고 언덕에 올라 싸우려고 하는 것일까요?... -하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