彖曰 豫 剛應而志行 順以動豫 豫順以動故 天地如之 而况建侯行師乎 天地以順動 故日月不過而四時不忒 聖人以順動 則刑罰淸而民服 豫之時義大矣哉
단왈 예 강응이지행 순이동예 예순이동고 천지여지 이황건후행사호 천지이순동 고일월불과이사시불특 성인이순동 즉형벌청이민복 예지시의대의재
-<단전>에 말했다. 강이 응하여 뜻이 행해지는 것처럼 순리대로 움직이는 것이 예다. 예는 순리대로 움직이는 것으로 천지도 이와 같은데, 하물며 제후를 세워 군대를 통솔하게 하는 데 있어서 순리대로 하지 않을 것인가? 천지는 순리대로 움직이기에 해와 달이 지나치지 않아서 사계절이 어긋나지 않는다. 성인도 순리대로 움직이기에 형벌을 사심 없이 맑게 하니 백성이 따른다. 예의 때에 순응함이 크도다!
<단전>에서는 예豫의 핵심적 속성을 '순이동順以動, 순리대로 움직이는 것'으로 정의했습니다. '미리 예측하고, 미리 준비하는' 예豫의 특징을 강조한 것입니다. 천지의 도를 본받아 항상 미리 준비하면 물 흐르듯 순리대로 일을 진행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도덕경>>의 언어로는 '무위無爲'입니다.
주역에서 '시의대의재時義大矣哉'라는 표현은 모두 5개 괘의 <단전>에 등장합니다. 16괘 뇌지예괘, 17괘 택뢰수괘, 33괘 천산둔괘, 44괘 천풍구괘, 56괘 화산려괘가 그것입니다. 즉, 공자가 이 다섯 괘에서 때에 순응하는 것의 중요성을 특별히 강조한 것입니다. 시의時義를 '때에 순응함'이라고 풀이하는 것이 공자의 생각을 보다 잘 반영한다고 생각합니다. 시의時義와 함께 시용時用을 얘기한 괘들도 있고, 그냥 시時에 대해서 말한 괘들도 있습니다. 때가 되면 뒤에서 정리하도록 하겠습니다.
象曰 雷出地奮 豫 先王以 作樂崇德 殷薦之上帝 以配祖考
상왈 뇌출지분 예 선왕이 작악숭덕 은천지상제 이배조고
-<대상전>에 말했다. 우레가 땅에서 나와 떨치는 것이 예니 선왕은 이를 본받아 음악을 지어 덕을 숭상하고 상제에게 성대히 제사를 올리는 것으로 조상에게 배향했다.
<대상전>에서는 예豫의 또 다른 핵심적 속성인 '기뻐하다, 즐기다, 놀다'의 유래에 대해 얘기하고 있습니다. 내용 자체보다는 그 안에 담긴 속뜻이 중요합니다. 즉, 복을 내려준 하늘과 선조에게 감사하는 마음을 잊지 않듯 백성들에게도 기쁨과 즐거움을 선사하는 정치를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혼자만 호의호식하며 쾌락을 즐기는 것은 예豫의 본뜻에 어긋나기 때문입니다.
<잡괘전>에 '겸경이예태야謙輕而豫怠也'라고 했습니다. '겸(지산겸)은 가볍게 하는 것이고 예(뇌지예)는 게으른 것이다'는 뜻입니다. 공자는 예豫의 즐거움이 왜곡될 때의 부작용을 경계하고자 한 것입니다. 순리대로 움직이며 공동의 기쁨을 추구하라는 것이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