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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종호 Sep 15. 2020

담백한 주역 <21.화뢰서합괘火雷噬嗑卦>-괘사

음식물을 씹듯, 감옥에 죄인들을 가두듯, 어려움을 해결해 나가라.


고난을 회피하거나 고난으로부터 도피하는 것은 무책임함과 비겁함의 발로입니다. 외면하고 도망쳐서는 고난을 넘어서는 법을 배울 수 없을 뿐만 아니라 고난을 통해 성장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무의미하게 날려 버리게 됩니다. 만일 고난이 '뱉어 버리는 것이 금지된 입안의 크고 단단한 음식물'과 같다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하나 밖에 없겠지요. 이가 모두 부러지든지 말든지 사생결단의 기세로 음식물과의 단판 승부를 펼칠 것이 아니라, 인내심을 갖고 끈질지게 씹어 삼키기 가능한 상태로 만든 후 섭취하여 우리 몸의 자양분으로 삼아야 할 것입니다.        



噬嗑 亨 利用獄 

서합 형 이용옥


-형통하다. 감옥을 사용하면 이로울 것이다.



<서괘전>에 '可觀而後 有所合 故受之以噬嗑 가관이후 유소합 고수지이서합'이라고 했습니다. '볼 수 있게 된 후에 합하는 바가 있기에 화뢰서합괘로 받았다'는 뜻입니다. 시야를 넓히고 통찰력을 갖게 되면 마치 입안에 음식물을 넣고 씹듯 어떤 난관을 만나든 피해 도망가는 대신, 그 어려움을 끌어안고 하나하나 해결해 나가게 되는 법입니다. 


<잡괘전>에서는 '噬嗑食也 賁无色也 서합식야 비무색야'라고 했습니다. '서합(화래서합)은 먹는 것이고, 비(산화비)는 색이 없는 것이다'라는 뜻입니다. 씹을 서(噬)와 입 다물 합(嗑)이 결합된 '서합'이 '음식물을 넣고 입을 다물어 씹는 상'임을 분명히 했습니다. 


<계사전>에서는 '日中為市 致天下之民 聚天下之貨 交易而退 各得其所 蓋取諸噬嗑 일중위시 치천하지민 취천하지화 교역이퇴 각득기소 개취제서합'이라고 했습니다. '한낮에 시장을 열어 천하 백성을 오게 하여 천하의 재화를 모아 교역하고 돌아가게 함으로써 각자 필요한 바를 얻게 하니, 아마도 서합괘에서 취했을 것이다'라는 뜻입니다. 외괘 리괘에서 태양(日), 내괘 진괘에서 시장(市)의 상을 취하여 설명한 것이지만, <계사전> 2장의 내용은 별로 실효성 있는 얘기가 아니라고 앞에서 언급한 적이 있습니다. 


화뢰서합괘는 외괘 리괘의 번개(리위전離爲電)와 내괘 진괘의 천둥(진위뢰震爲雷)이 어우러진 상입니다. 천둥 번개는 마치 하늘이 노한 모습과도 같지요...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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