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 수축과 수렴의 지혜를 실천하라.
쇠운에 접어들면 몸을 움츠리고 물러서야 합니다. 영원히 지속되는 확장과 팽창이란 존재하지 않지요. 승昇이 있으면 강降이 있고, 진進할 때가 있으면 퇴退의 시기도 있는 법입니다. 크게 패하는 것은 언제나 크게 이룬 이후의 얘기입니다. 성취한 것을 지키지 못하는 것은 운을 거스르는 탓이 크고 운을 거스르는 것은 오만과 무지의 소치인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물러나는 것은 나약함이 아니라 지혜로움의 증거입니다.
遯 亨 小利貞
둔 형 소리정
-형통하다. 바르게 하면 조금 이로울 것이다.
<서괘전>에 '恒者久也 物不可以久居其所 故受之以遯 항자구야 물불가이구거기소 고수지이둔'이라고 했습니다. '항(뇌풍항)은 오래가는 것으로 물이 한 자리에 영구히 머무를 수는 없기에 둔(천산둔)으로 받았다'는 뜻입니다. 시간 앞에서 영원한 것은 아무 것도 없지요. 인간의 자리라는 것 역시 항구할 수 없습니다. 사회에서 얻은 일시적 지위와 명예를 당연한 것으로 착각하여 연연하는 대신 때가 되면 물러날 줄 알아야 합니다. 현명하게 물러나지 않으면 쫒겨나거나 달아나야 하는 상황을 맞을 수도 있다는 것이 둔遯의 의미입니다.
<잡괘전>에 '大壯則止 遯則退也 대장즉지 둔즉퇴야'라고 했습니다. '대장(뇌천대장)은 그치는 것이고, 둔(천산둔)은 물러가는 것이다'라는 뜻입니다.
천산둔괘는 하늘 아래에 산이 있는 형상입니다. 그런데 왜 물러나다는 뜻의 둔遯을 괘명으로 갖게 되었을까요?
천산둔괘는 일음이 시생한 44괘 천풍구괘에서 음이 하나 더 자란 상황입니다. 소인들의 세력이 점차 강해져 외괘 건괘 군자들이 받는 위협의 정도가 날로 거세지고 있는 것입니다. 그리하여 군자들이 소인 세력으로부터 화禍를 당하지 않기 위해 속세를 떠나 깊은 산 속으로 은둔隱遯한다는 의미가 나오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괘 전체가 대손大巽의 상이지요...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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