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I

가나다라 시리즈

by 오종호

가세요 얼른. 마음 바뀌기 전에.

나를 용서치 마시오, 부디.

다 팔자소관이지요. 늦었어요, 일어나세요.

라일락이 필 무렵 운명처럼 만난 여자였다.

마지막 앞에서도 평정을 잃지 않는 강인함.

바보... 어쩌다 바람같은 사내를 만난게요.

사랑이었을까? 그녀도 날 사랑했을까?

아침이 숨죽여 다가오는 소리가 들린다.

자유. 그래, 자유. 우린 그렇게 살기로 했었지.

차갑게 식은 커피가 가슴에 쓰다.

카페에서 음악을 듣던 그녀의 얼굴이 스친다.

타국으로 도망치듯 떠나는 나는 자유인 걸까?

파리로 갈까 해요, 저는. 그곳은 피해 주세요.

하늘이 밝았다. 마지막 밤이 다 된 모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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