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백한 주역 <42.풍뢰익괘風雷益卦>-육삼

어려울 때를 대비하여 이익을 비축하라.

by 오종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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六三 益之用凶事 无咎 有孚中行 告公用圭

象曰 益用凶事 固有之也

육삼 익지용흉사 무구 유부중행 고공용규

상왈 익용흉사 고유지야


-더해진 것을 흉사에 쓰면 허물이 없다. 믿음을 얻고 중도로 행하여 공에게 아뢰면 규를 사용할 것이다.

-더해진 것을 흉사에 쓰는 것은 굳게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육삼은 외직外職 신하, 지방관리의 자리입니다. 실위, 실중하였으니 기본적으로 능력 있는 인재는 아닌 셈입니다.


위에서 내려 주었으니 육삼 입장에서는 더해진 것을 갖고 있었지요. 육삼이 동하면 내호괘가 감괘가 되니 '흉사凶事'를 만난 상이 나옵니다. 비축해 두었던 것을 흉사에 쓴다는 것이 '익지용흉사'입니다. 허물이 없는 것이 당연하지요.


이렇게 흉한 일을 맞은 상황에서는 상호 신뢰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육삼이 동하면 내괘와 외호괘가 모두 리괘가 되니 여기에서 '믿음(孚)'의 상이 나오고, 위아래 믿음의 중앙에 동한 육삼이 위치하게 되니 '중행'의 상이 나옵니다. 또한 육삼은 상구와 동하니 윗사람의 조언을 따라 '유부중행'을 할 수 있는 것입니다. 중행中行이 포함된 괘에 대해서는 24괘 지뢰복괘 육사 효사를 공부할 때 자세히 알아본 바 있습니다.


'공公'은 제후요 여기에서는 육이를 가리킵니다. '규圭'는 '홀 규' 자로서 홀笏을 사전에서 찾아보면 제후를 봉할 때 사용하던 신인信印이라고 되어 있습니다. 대산 선생님의 다음 설명을 참고하면 이해가 좀더 쉬워집니다. "봉건사회에서 임금이 제후에게 일정 지역(봉토封土)을 맡아 다스리게 하는 벼슬을 내리면서 주는 홀을 규라고 한다. 옥의 일종으로 이를 반쪽으로 나누어 한쪽은 임금이 갖고 다른 한쪽은 제후가 지니게 하여, 왕명을 전하는 사자와 이를 받는 제후의 신분을 확인하는데 증빙물로 삼았다."


나라에 흉사가 닥치면 육이 제후는 일단 눈앞의 사태를 해결하는데 집중해야 합니다. 황제로부터 받은 전결권을 사용해야 하는 것이지요. 규圭가 곧 전결권의 상징입니다. 하지만 아무 상황에서나 사용할 수는 없습니다. 사후 감사를 받기 때문이지요. 육이 제후는 제후국의 신하인 육삼을 통해 정치를 합니다. 흉사에 대한 보고도 육삼으로부터 받게 되지요. 육삼이 비록 실위, 실중한 신하이지만 신뢰할 수 있을 만큼 중도에 맞게 행한다면 제후가 육삼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 수 없게 됩니다. 향후 전혀 문제가 되지 않을 합법적인 구휼 방안을 육삼이 올렸을 것이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내호괘 곤괘는 토土의 상입니다. 육삼이 동하면 토土가 두 개로 쪼개져 규圭의 상이 나옵니다. 동시에 내괘와 외호괘가 리괘가 되는데 리괘는 건괘도 되지요(리위건괘離爲乾卦). 건괘에 옥의 상(건위옥乾爲玉)이 있으니 규圭가 상징하는 홀笏의 상이 만들어집니다. 이렇듯 주역 텍스트는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 놀라운 치밀성을 보입니다. 천재만이 만들 수 있는 학문이라는 감탄이 절로 나오게 됩니다... -하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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